'연인 관계 의심' 조카 사망시점 새 문건 나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1889∼1945)가 조카딸 사망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건이 발견됐다. 히틀러는 이복 누나의 딸 앙겔라 마리아 겔리 라우발(1908∼1931)과 연인이었다는 등 둘의 관계를 둘러싸고 지금까지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22일(현지시간)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역사학자 하랄트 잔트너는 독일 정부와 뮌헨시 기록관에서 히틀러의 알리바이를 깨는 공식 문건들을 찾아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달리 라우발의 시신이 발견된 시점에 히틀러가 사건이 발생한 뮌헨에 있었다는 것이다.
종전 공식 기록에는 1931년 9월19일 오전 뮌헨에 있는 히틀러의 집에서 히틀러의 집사 게오르크 빈터가 라우발의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돼 있다. 라우발은 총상을 입어 숨졌고 여기에 히틀러의 권총이 쓰였다.
뮌헨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지 열흘 만에 라우발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지었다. 히틀러는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 오후 뮌헨에서 뉘른베르크로 떠난 점을 알리바이로 삼았다.
그러나 새로 나온 문건에는 시신이 발견된 시각이 9월19일 아닌 9월18일 오전 10시15분으로 적혀 있다. 이 기록이 사실이라면 알리바이가 성립하지 않게 된다. 잔트너가 동선을 재구성한 결과 히틀러는 18일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뮌헨에서 나치당 행사에 참석한 뒤 오후에 뉘른베르크로 이동했다.
라우발은 유서가 발견되지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도 드러나지 않았다. 가정부들은 9월18일 오전 히틀러와 라우발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잔트너는 총상을 입고 사망했는데도 시신을 부검하지 않았고 당시 뮌헨 경찰에 히틀러와 가까운 인물들이 근무한 점을 근거로 경찰이 사건을 은폐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 당시 히틀러는 뮌헨에 본부를 둔 나치당 당수였다.
히틀러는 라우발을 후견하며 성악 수업을 지원했다. 라우발이 뮌헨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에서 성악을 배우길 원하자 다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틀러가 라우발과 연인 관계였고 그를 살해했다는 추측이 난무했으나 뒷받침할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히틀러는 나치 독일이 패망하기 직전인 1945년 4월29일 베를린의 일명 총통벙커에서 23살 연하 에바 브라운과 결혼하고 이튿날 함께 권총으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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