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미술관이 문을 닫은 뒤 한적하게 명작을 감상하고, 복원된 빈티지 기차 한 칸을 일행만의 공간으로 이용한다. 단 6석뿐인 오마카세에서 셰프와 마주 앉아 20코스 요리를 맛보거나 개인 가이드와 함께 미국의 광활한 국립공원을 탐험하는 여행도 가능하다.
화려한 호텔과 비싼 식사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나만이 누리는 희소한 럭셔리’가 미국 여행의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브랜드 USA(이하 미국관광청)는 전용 투어와 소규모 다이닝, 개인 가이드, 프라이빗 객차 등 ‘희소성’과 ‘맞춤형 경험’을 앞세운 하이엔드 여행 콘텐츠를 소개했다.
프레드 딕슨(Fred Dixon) 미국관광청 청장 및 CEO는 “오늘날 여행의 가치는 독특한 경험과 세심하게 맞춤화된 여정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진정성 있고 기억에 남는 순간부터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일정까지, 미국 전역의 다양한 여행지는 현지 사람과 자연,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문 닫은 미술관에서 명작 감상…유명 관광지도 한적하게
관광객으로 붐비는 미국의 유명 문화·역사 명소도 프라이빗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일반 관람객이 들어오기 전이나 폐관 후 1시간 동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용 투어를 운영한다. 최대 25명이 별도 입구를 이용하며 전문 미술사학자의 설명을 들으며 비교적 한적한 전시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는 전문 가이드와 함께 세계적인 명작을 만난다.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비롯해 모네와 르누아르, 피카소, 반 고흐의 작품은 물론 그랜트 우드의 ‘아메리칸 고딕’,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호크’ 등이 대표적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라즈(Alcatraz)에서는 일반적인 관람 동선에서 한발 더 들어갈 수 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 레인저와 함께하는 ‘비하인드 더 씬(Behind the Scenes)’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터널과 과거 작업 공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단 6석에 20코스…셰프와 가까워지는 미식여행
럭셔리 미식의 기준도 유명 레스토랑을 찾아가는 것에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경험으로 넓어지고 있다.
뉴올리언스의 키라 오마카세(Kira Omakase)는 단 6석만 운영하는 20코스 오마카세 레스토랑이다. 셰프 요시 오카이(Yoshi Okai)가 소수의 손님을 대상으로 코스를 선보여 개인 다이닝에 초대받은 듯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마이애미 비치에서는 불을 활용한 요리가 기다린다. 우루과이 출신 셰프 프란시스 말만(Francis Mallmann)이 운영하는 로스 푸에고스(Los Fuegos)에서는 육류와 생선, 제철 식재료를 불로 조리한 아사도(Asado)를 맛볼 수 있다. 화덕 가까이에서 셰프와 팀의 조리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경험의 일부다.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는 와인과 예술을 결합한 여행이 가능하다. 스탠리 랜치(Stanly Ranch)를 중심으로 퀸테사(Quintessa)의 라이브러리 테이스팅, 도넘 에스테이트(Donum Estate)의 피노 누아와 현대미술 컬렉션을 함께 감상하는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다. 전용 차량으로 주요 와이너리를 둘러보는 일정도 구성할 수 있다.
미식 축제를 VIP로 즐기는 방법도 있다. 매년 6월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열리는 ‘푸드 앤 와인 클래식(Food & Wine Classic)’의 최상위 패스에는 프라이빗 테이스팅과 소규모 팝업 디너 등이 포함된다.
매년 4월 캘리포니아 몬터레이반도에서 열리는 ‘페블비치 푸드 & 와인(Pebble Beach Food & Wine)’의 골드·다이아몬드 패키지 이용객은 오프닝 리셉션 VIP 입장과 초청객 전용 애프터파티,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수상 셰프와 미쉐린 선정 셰프가 참여하는 소규모 디너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뉴욕의 제임스 비어드 하우스(James Beard House)에서는 유명 셰프가 준비하는 5코스 디너와 와인 페어링을 맛본 뒤 제임스 비어드가 실제 사용했던 지하 주방을 둘러보고 셰프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객실은 단 11개, 섬에는 배로만…숙소 자체가 여행 목적지
숙박에서는 ‘얼마나 크고 화려한가’보다 사적인 공간에서 얼마나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뉴욕주 사라낙 호수의 ‘더 포인트(The Point)’는 애디론댁산맥에 록펠러 가문의 개인 휴양지로 지어진 곳이다. 객실이 단 11개인 올인클루시브 리조트로, 부대시설을 포함한 전체 부지를 단독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계절에 따라 스키와 스노슈잉, 보트, 낚시 등을 즐길 수 있다.
몬태나주 필립스버그의 ‘더 랜치 앳 록 크릭(The Ranch at Rock Creek)’은 독립형 캐빈과 글램핑 텐트에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를 결합한 포브스 5성급 게스트 랜치다. 승마와 플라이 낚시부터 겨울철 스키와 스노슈잉까지 미국 서부의 자연을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다.
하와이섬 카우풀레후에 자리한 ‘코나 빌리지, 어 로즈우드 리조트(Kona Village, A Rosewood Resort)’에는 화산 해안선을 따라 150채의 독립형 ‘할레(Hale)’가 들어서 있다. 방갈로부터 전용 수영장을 갖춘 4베드룸 오션프런트 스위트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
배를 타야만 도착할 수 있는 숙소도 있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로방고 리조트 + 비치 클럽(Lovango Resort + Beach Club)’은 섬에 자리한 리조트로, 글램핑 텐트와 트리하우스부터 전용 수영장을 갖춘 빌라까지 운영한다. 산호초 복원 지역에서 즐기는 스노클링도 주요 체험 가운데 하나다.
그랜드 캐니언도 개인 가이드와…대자연 깊숙이 들어간다
미국의 대자연을 즐기는 방식도 한층 개인화된다. 정해진 단체 일정 대신 개인 가이드와 함께 여행자의 관심사와 속도에 맞춰 국립공원과 오지를 탐험하는 식이다.
유타주의 5대 국립공원(Mighty Five Parks)에서는 맞춤형 투어를 통해 슬롯 캐니언과 오지를 찾아갈 수 있다. 모뉴먼트 밸리에서는 원주민 역사와 서부 영화 촬영지를 중심으로 일정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캐니언 포인트의 ‘캠프 사리카 앳 아만기리(Camp Sarika at Amangiri)’는 붉은 암석 지대에 단 10개의 독립형 텐트 빌라를 갖췄다. 각각의 빌라에는 전용 수영장과 화덕 등이 마련돼 있어 자연 속에서도 독립적인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애리조나주 페이지에서는 나바호족 가이드와 전용 차량을 타고 그랜드 캐니언 이스트 림(East Rim)을 탐방한다. 콜로라도강을 내려다보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파피용 그랜드 캐니언 헬리콥터(Papillon Grand Canyon Helicopters)를 이용하면 거대한 협곡을 상공에서 감상할 수 있다.
메인주 카스코 베이에서는 전통 목조선을 통째로 빌리는 여행도 가능하다. 카스코 베이 커스텀 차터스(Casco Bay Custom Charters)를 이용해 섬과 등대를 찾아 항해하고, 현지 셰프와 협업한 음식과 음료를 배 위에서 맛볼 수 있다.
기차 한 칸이 우리만의 공간…빈티지 객차 타고 미국 횡단
2027년 미국 철도 200주년을 앞두고 기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여행 자체를 즐기는 하이엔드 콘텐츠로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1월 서비스를 시작한 프라이빗 철도 여행 플랫폼 할로웨이(Halloway)는 복원한 빈티지 객차를 암트랙(Amtrak) 정기 열차에 연결해 일행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전담 셰프가 모든 식사를 준비하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에라네바다산맥과 네바다·유타의 고원 사막을 지나 덴버까지 이동하는 야간 여정도 선택할 수 있다.
캐니언 스피릿(Canyon Spirit)은 덴버와 모압, 솔트레이크시티를 잇는 2~3일짜리 고급 철도 상품이다. 미국 남서부의 붉은 암석 지대를 가로지르고 철도로만 접근할 수 있는 콜로라도강의 외딴 구간도 지난다. 프리미어(Premier) 옵션에는 전용 라운지 객차와 고급 다이닝, 시그니처 칵테일, 야외 전망 공간 등이 포함된다.
알래스카 레일로드(Alaska Railroad)의 골드스타(GoldStar)는 2층 유리 돔 객차가 특징이다. 앵커리지~수어드 구간의 ‘코스탈 클래식(Coastal Classic)’과 앵커리지~페어뱅크스를 잇는 ‘데날리 스타(Denali Star)’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야외 전망 공간과 정찬 식사, 현지 가이드 해설도 제공한다.
마스터스부터 US오픈까지…스포츠도 VIP석에서
스포츠 팬이라면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이벤트를 보다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의 한정 ‘맵 & 플래그(Map & Flag)’ 배지는 전용 시설과 독립된 가든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셰프가 준비하는 다이닝과 프리미엄 오픈 바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켄터키 더비가 열리는 처칠 다운스(Churchill Downs)에서는 터프 클럽(Turf Club)과 클럽 SI(Club SI)를 통해 보다 여유롭게 경마를 관람할 수 있다. 고급 다이닝과 전용 베팅 공간을 이용하고, 출전마가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거나 트랙 바로 앞 전용 구역에서 경기를 즐길 수도 있다.
US 오픈이 열리는 아서 애시 스타디움(Arthur Ashe Stadium)에는 두 개 층에 걸쳐 럭셔리 스위트와 클럽 공간 ‘더 블루 룸(The Blue Room)’이 마련돼 있다. 2027년까지 총 9개의 프리미엄 호스피탈리티 클럽을 선보이는 확장 프로젝트의 하나다.
하루 40명만 받는다…웰니스도 개인 맞춤형으로
몸과 마음을 위한 휴식도 프라이빗 럭셔리 여행의 한 축이다. 운동과 스파를 즐기는 수준을 넘어 개인별 건강 상태와 목적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마르코스의 골든 도어(Golden Door)는 한 번에 단 40명의 투숙객만 받는다. 피트니스와 명상, 스파, 하이킹 등을 조합해 개인별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전용기 운영사 래티튜드 33 에비에이션(Latitude 33 Aviation)과 함께 선보이는 ‘골든 플라이트(Golden Flight)’를 이용하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웰니스가 시작된다. 비행 중 명상과 유기농 식음료 등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뉴욕시에서 약 1시간 떨어진 ‘더 랜치 허드슨 밸리(The Ranch Hudson Valley)’는 객실이 단 26개인 호숫가 숙소다. 하이킹과 근력 운동, 요가, 마사지, 식물성 식재료 중심의 식단을 결합해 3박·4박·7박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오는 10월 15일 개장 예정인 텍사스주 ‘캐니언 랜치 오스틴(Canyon Ranch Austin)’에서는 종합 건강 관리와 여성 웰니스, 전문 임상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리조나주 투손의 캐니언 랜치(Canyon Ranch)는 보다 전문적인 건강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롱제비티8(Longevity8)’은 8가지 핵심 건강 요소를 기반으로 18회의 일대일 전문가 상담과 200개 이상의 바이오마커 진단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