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 게임 부문을 또 한 번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간판 프랜차이즈 '헤일로'의 차기작 개발을 '콜오브듀티' 제작사 액티비전으로 넘기고, '헬블레이드' 개발사 닌자 시어리는 폐쇄 절차에 들어간다. 엑스박스는 9월 22일(현지시각) 공식 채널 엑스박스 와이어에 올린 글에서 이런 내용의 스튜디오 구조 개편과 추가 감원을 발표했다.
발표 직후 해외 게이머와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쏟아졌다. 코타쿠 기자 출신으로 더블 파인에서 커뮤니티 업무를 맡았던 하퍼 제이는 블루스카이에 "'차기 헤일로 타이틀도 액티비전이 개발한다'는 말이 협박처럼 들린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343 헤일로에 불평하던 사람들이 이제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을 뼈저리게 배우게 생겼다"는 댓글이 달렸다. 레어까지 액티비전 밑으로 들어간다는 소식에 "레어를 콜오브듀티 광산에 집어넣는 거냐"는 탄식이 나왔고, "수년간 이어진 스튜디오 인수의 결과가 엑스박스가 사들인 스튜디오 거의 전부의 폐쇄나 흡수로 끝났다"는 글도 올라왔다.
게임와이 취재 결과 이번 감원 규모는 268명이다. 헤일로 스튜디오와 다른 자사 스튜디오,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의 관리·중앙 조직에 걸쳐 있다. 엑스박스 게임 콘텐츠·스튜디오를 총괄하는 매트 부티는 이번 조치로 앞서 예고한 구조조정의 약 4분의 3 지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7월 게임 부문에서 1600명을 감원했고, 이번 회계연도 안에 1600명을 더 줄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두 차례를 합치면 약 3200명 규모다.
팬들이 가장 크게 반응한 대목은 '헤일로'의 이동이다. 엑스박스는 차기 '헤일로'를 액티비전에 맡기기로 했다. 액티비전은 '콜오브듀티' 개발과는 별개로 '헤일로' 전담 팀을 새로 꾸린다. 기존 헤일로 스튜디오는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과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소규모 조직으로 남는다. 액티비전은 '씨오브시브즈'를 만든 레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를 만든 월드스 엣지(World's Edge)의 관리도 함께 맡는다. 엑스박스를 상징해 온 대표작들이 하나의 조직으로 묶이는 셈이다.
옵시디언은 어디로, 닌자 시어리는 왜 문 닫나
다른 스튜디오들의 소속도 대거 조정됐다. 롤플레잉 명가 옵시디언은 베데스다로 편입되며, '그라운디드'와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와 함께 개발하는 새 '폴아웃' 프로젝트는 그대로 이어간다. 10년 넘게 협업해 온 턴10과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는 하나의 스튜디오로 정식 합병돼 '포르자'와 '페이블'을 맡는다.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시리즈의 언데드 랩스는 완전한 독립 스튜디오가 됐고, 차기작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은 새 퍼블리셔와 함께 게임패스 데이원으로 출시된다.
반면 닌자 시어리는 폐쇄 수순을 밟는다. 엑스박스는 이 스튜디오를 두고 두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협상이 모두 무산됐고, 폐쇄를 전제로 직원들과 협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방안이 있으면 계속 검토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닌자 시어리는 '헬블레이드: 세누아의 희생'과 '세누아 사가: 헬블레이드 2'로 연출과 오디오 완성도에서 평가를 받아 온 개발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부문 감원은 올해 들어 반복돼 왔다. 7월 게임 부문 재정비를 발표하며 대규모 감원에 나섰고, 8월에는 통신노동자연맹(CWA)이 북미 여러 도시에서 감원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번 9월 재편은 인력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떤 프랜차이즈를 어느 조직에 둘지까지 손댔다는 점에서 이전 조치들과 성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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