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과 멕시코 순방길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이 귀국 직후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구성을 지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검의 미흡한 수사를 보완하기 위해 출범했던 2차 종합특검팀은 지난 8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 기간의 한계 등으로 인해 마무리 짓지 못한 의혹을 규명하려면 상설 특수본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권창영 특검은 "수사를 통해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내란 세력은 의지를 보존하고 있어 향후 기회가 되면 다시 내란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찰·검찰 등 각종 수사기관이합동으로 참여하는 상설 특수본을 설치해 체계적인 장기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후 한달 가까이 정부와 여당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었으나 최근 여권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 '내란 세력 청산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특수본 카드를 꺼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특수본이 구성된다면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1호 사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
내란청산 미진 비판…李, 지지층 달래기 나서나
김민석, '재제청 거부' 조희대에 "내란 잔불"
앞서 JTBC는 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귀국 직후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은 여권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 제기되어 온 "내란 세력 청산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검찰개혁 현안 처리 과정에서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되었고, 이로 인해 국정 지지율이 3개월 만에 30%대로 급락하자 진영 내부 수습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다시 '내란'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김민석 대표는 22일 당 공식 유튜브 '민주당TV'의 라이브 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본질적으로 내란적 성격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대법원이 명료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내란 세력에 섰다고 보이는 것이라든가 그 이후에 이재명 후보를 사실상 죽이려고 했던 것이라든가 그 연장선에서 지금 헌법을 무시하고 국민 권리를 짓밟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희대의 내란 잔불"이라면서 "이미 진압된 내란 세력 마지막 외톨이의 돌출 행동으로서 이것은 정리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일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특수본이 구성된다면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1호 사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 "내란 수사는 이제 시작… 상설 특별수사본부 설치해야"
"다시 내란 시도할 수도…도쿄 전범재판 수준 수사해야"
내란 특수본은 이번에 처음 나온 구상은 아니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는 지난 달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내란 세력을 근본적으로 발본색원하기 위한 상설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설치를 전격 제안했다.
권 특검은 "내란 세력의 역량과 의지가 여전히 남아있는 한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며 "내란죄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헌법사범이자 국사범으로, 일반 형사사범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란죄의 집단적·조직적·장기적 성격을 언급하며 "국제인도법에서는 이러한 범죄를 뉘른베르크나 도쿄 재판처럼 전범 수준으로 취급한다"며 "이와 같은 차원에서 엄중히 수사하고 재판해야 내란 범죄를 정확히 인식하고 단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권 특검은 현재까지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은 전체 내란 가담 세력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를 통해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내란 세력은 의지를 보존하고 있어 향후 기회가 되면 다시 내란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국가기관이 개입된 대형 사건인 만큼 국가수사본부 단독 수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경찰·검찰 등 각종 수사기관이합동으로 참여하는 상설 특수본을 설치해 체계적인 장기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종합특검, 노상원수첩·양평고속도로 수사 미완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특검 수사도 미진
권 특검이 특수본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종합특검이 시간의 한계로 규명하지 못한 의혹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 관련 내란 기획 의혹은 수첩에 기재된 지역을 직접 조사해 혐의점을 확인했지만 핵심 피의자들의 진술 거부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역시 수원지검의 기록 미송부와 두차례 영장 기각으로 체면을 구긴 채 '국수본 이첩'으로 슬며시 꼬리를 내렸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두차례 소환조사하고도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종합특검 출범 전에 이뤄진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검 역시 수사가 미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내란특검의 경우 큰 관심을 끌었던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외환 혐의는 수사 결과 '북한과의 통모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10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을 외환유치죄가 아닌 일반이적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이 외에 수사 대상이었던 아파치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국군정보사 몽골 공작 의혹 등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김건희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의 '윗선' 규명에 실패했다. 또한 △대통령실 관저·집무실 이전 의혹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검찰 수사 무마 의혹 등도 수사기간 등 제약으로 마무리 짓지 못한 사안이다.
순직해병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을 밝히지 못했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사단장이 해병대 수사단 피혐의자에서 제외되기 위해 개신교 인맥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에게 구명을 부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이종호 전 대표, 개신교계 구명 로비 창구로 꼽히는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와 한기붕 극동방송 사장 등이 구명 로비에 관여했을 거란 정황은 포착했으나 사실로 밝히는 데까진 나아가지 못했다.
장동혁 "특수본 검토, 정권 종말로 치닫는 단말마의 비명"
나경원 "내란 프레임 없이는 국정 못 이끄는 중독 정권"
이 대통령이 내란 특수본 구성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자 국민의힘은 "정권의 민심 이반을 무마하려는 정치적 쑈이자 정적 탄압용 칼춤"이라며 맹폭을 퍼부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민심 역류에 직면하자 또 다시 '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정책은 실패하고 좌우 모두에게 외면받자 개각과 기자회견으로도 안 돼 꺼내 든 도돌이표 카드가 결국 내란"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김민석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환장의 콜라보'"라며 "이번 특수본 검토는 정권이 종말로 치닫는 단말마의 비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추석 밥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이재명 탄핵'과 '이재명 재판 재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이 정권의 '내란 도착증'이 점입가경"이라며 "내란 프레임 없이는 단 하루도 정권을 유지할 수 없는 '내란 의존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이미 수백억 원의 혈세를 쏟아부어 3대 특검과 종합특검, 정부혁신 TF까지 가동해 부처를 뒤지고도 모자라 또 수사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정적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은 수백억 원대의 예산이 투입된 기존 특검과 조사로도 모자라 또다시 수사기구를 신설하려는 것은 정국 전환을 위한 과잉 수사라며,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내란 프레임으로 덮으려 할 경우 정권 퇴진 운동 등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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