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강 조망권에서 건축허가 적법성으로…부영·메리츠 '한남동 분쟁'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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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강 조망권에서 건축허가 적법성으로…부영·메리츠 '한남동 분쟁' 2라운드

비즈니스플러스 2026-09-23 16:46:57 신고

서울 한남동에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벌이고 있는 주택 분쟁이 단순한 '한강 조망권' 다툼을 넘어 건축물 높이와 층수 산정, 건축허가의 적법성 등을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37-3부는 23일 이중근 회장이 조정호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의 항고심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 회장 측이 요청한 현장검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서울 한남동에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벌이고 있는 주택 분쟁이 단순한 '한강 조망권' 다툼을 넘어 건축물 높이와 층수 산정, 건축허가의 적법성 등을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37-3부는 23일 이중근 회장이 조정호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의 항고심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 회장 측이 요청한 현장검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서울 한남동에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벌이고 있는 주택 분쟁이 단순한 '한강 조망권' 다툼을 넘어 건축물 높이와 층수 산정, 건축허가의 적법성 등을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37-3부는 23일 이중근 회장이 조정호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의 항고심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 회장 측이 요청한 현장검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미 제출된 사진과 동영상 등을 통해 현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약 3주 뒤 심리를 마무리하고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조정호 회장이 한남동 기존 주택 부지에 새 단독주택을 짓기 시작하면서다. 조 회장 측 주택은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약 2014㎡ 규모로 알려졌다. 이중근 회장 자택과 인접한 곳에 들어서는 만큼 완공될 경우 기존 주택에서 바라보던 한강 방향 시야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이 회장 측의 주장이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 5월 조 회장 측 신축주택이 자신의 조망권을 침해한다며 서울서부지법에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7월 이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신축주택으로 인해 이 회장 측의 한강 조망이 일부 제한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주택의 배치상 조망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골조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공사를 중단할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 회장 측은 즉시항고했고, 항고심에서는 조망 자체뿐 아니라 신축주택의 높이와 층수 산정 방식 등을 추가 쟁점으로 제시했다.

조망권은 모든 조망이 곧바로 법적으로 보호되는 권리라는 의미는 아니다. 판례는 기존 주택에서 누려온 경관이나 조망이 객관적인 가치가 있고, 인접 건축물로 인한 침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서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는 입장이다. 건축허가의 적법성을 다투는 행정소송 역시 별도의 법률상 이익과 처분의 위법성이 문제된다.

항고심에서 이 회장 측이 새롭게 강조하는 부분은 건축물 자체의 법적 높이와 층수다.

이 회장 측은 신축 부지가 경사가 큰 지형이라는 점을 들어 건축물 높이 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면을 어떻게 설정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축 부지의 높이가 지점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가중평균 방식으로 산정한 기준 지표면이 실제 건축물의 외부 노출 정도를 제대로 반영하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제1종전용주거지역의 층수 및 높이 제한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전면도로를 어떻게 설정했는지도 다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회장 측은 도로 기준과 지표면 산정이 잘못됐다면 결과적으로 건축물의 층수와 높이를 실제보다 낮게 계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현재 이 회장 측이 법원에 제기한 주장이다. 실제로 건축허가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 있었는지는 별도의 행정소송에서 관련 도면과 측량자료, 허가 과정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옥탑과 승강기탑의 면적 및 높이 산입 문제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이 회장 측은 관련 법령 개정 시점과 해당 건축허가 시점 사이의 관계, 실제 승강기 설치 공간이 법령상 제외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쟁은 건축물 자체를 넘어 신축 부지의 형성과정으로도 확대됐다.

이 회장 측은 용산구가 과거 도로로 사용되던 일부 토지의 용도를 폐지하고 이를 조 회장 측에 매각한 과정에도 적법성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토지가 당초 공용도로의 일부였고, 통행이 제한된 상태를 근거로 도로 기능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판단한 과정이 적절했는지가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용산구 측은 과거 해당 토지의 무단 사용과 관련해 변상금을 부과한 사실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용도폐지 및 수의계약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행정청의 조치가 적법했는지는 재판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이중근 회장은 이와 별도로 지난 6월 용산구청장을 상대로 조 회장 주택의 건축허가 무효 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이후 건축허가 처분의 집행정지를 구하는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당장 관심은 서울고법의 가처분 항고심 결과다. 다만 이번 판단이 양측 분쟁 전체를 끝내는 것은 아니다.

가처분은 본안소송에 앞서 긴급한 권리보호 필요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따라서 항고심에서 공사중지 여부가 결정되더라도 건축허가의 적법성을 둘러싼 행정소송과 각종 민사상 쟁점은 별도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라는 점은 가처분 판단에서 중요한 변수다. 실제 공사를 중단했을 때 발생할 사업상·재산상 손실과 조망 침해로 주장되는 이익을 어떻게 비교할지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건축허가 자체에 중대한 위법성이 인정된다면 문제의 성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조망권 침해 여부와 별개로 건축물의 적법한 존립 근거가 있는지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은 '한강이 보이느냐'에만 있지 않다"며 "기존 주택 소유자가 누려온 조망 이익이 어느 범위까지 법적으로 보호되는지, 신축 건축물의 높이와 층수 산정이 관련 규정에 맞게 이뤄졌는지, 나아가 건축허가와 부지 형성 과정에 행정법상 하자가 있었는지가 각각 분리돼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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