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상어를 두고 전재수 부산시장이 “수조 원을 들여도 안 되는 홍보”라며 반색했다. 상어를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리고 ‘부캉이’라는 별칭까지 생긴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모습을 드러낸 무태상어 '부캉이'. 2026.9.23. / 뉴스1
부산시장 “부캉이, 아주 예뻐 죽겠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북항 친수공원에 나타난 상어가 예상하지 못한 홍보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상어 출현 이후 북항에 관심이 쏠린 상황을 두고 “수조 원을 들여도 안 되는 홍보”라고 말했다. 상어가 가오리와 오징어 등을 먹는다는 설명을 곁들이면서는 먹이를 직접 사다 주고 싶을 정도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상어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아주 예뻐 죽겠다”고 표현했다.
전 시장은 북항 주변 상권의 변화도 언급했다. 상어가 알려진 뒤 인근 상권에서 상어 관련 상품 판매가 늘어나는 등 이른바 ‘상어 특수’가 나타나고 있다며 북항이 예상 밖의 관광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방문객 안전관리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전 시장은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열었다며 시민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어를 자극하는 행동을 막고 방문객이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전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상어 출현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북항을 잘 가꿔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바다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상어는 지난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길이 3~4m가량의 무태상어로 파악됐으며 이후에도 수로를 벗어나지 않고 머물렀다.
상어를 보려는 방문객이 몰리면서 북항은 단기간에 관심 장소가 됐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약 2만 명이 친수공원을 찾았고, 평일에도 수천 명에서 1만 명 안팎이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북항의 이름을 따 상어에게 ‘부캉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부산시장이 반기는 사이… 녹색당은 “상어의 경고”
전 시장이 상어 출현과 이에 따른 관광 효과를 반긴 가운데 녹색당은 다른 시각을 내놨다.
녹색당은 22일 ‘상어는 경고하려고 왔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지금은 상어에 환호하며 즐길 때가 아니라, 그 심각성을 깨닫고 삶과 시스템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어는 경고하려고 왔다' 녹색당 논평. / 녹색당
전 시장의 발언도 직접 비판했다. 녹색당은 ‘상어 특수’와 더핑크퐁컴퍼니 주가를 연결한 보도를 거론한 뒤 “심지어 전재수 부산 시장은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북항을 잘 가꿔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바다로 만들어가겠다’고 화답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북항에서 발견된 무태상어와 기후변화를 연결했다. 무태상어가 주로 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종이라는 점을 들며 난류성 어종이 북상하고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도 함께 이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녹색당에 따르면 부산 연안의 평균 수온은 2000년 이후 약 1.2도 올랐다. 올해 8월까지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 출현은 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의 약 2.5배다.
녹색당은 이를 두고 “아열대 상어가 부산 바다에 나타난 것은 상어가 먹이로 하고 있는 난류성 어종이 북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며 “난류성 어종의 북상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라고 주장했다.
화석연료·원전 정책까지 비판
녹색당의 비판은 국내 에너지 정책으로도 이어졌다.
녹색당은 국내 전력 생산에서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원자력발전소가 바다로 온배수를 배출하는 점과 부산·울산 지역에 원전이 밀집해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메가프로젝트’와 국회의 탄소중립 관련 법 개정도 비판 대상에 포함했다. 녹색당은 현재 필요한 것은 상어 출현을 관광 효과로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정책의 변화라고 주장했다.
상어 관련 보도가 흥미성 소재에 치우쳤다는 비판도 내놨다. 녹색당은 ‘아기상어’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더핑크퐁컴퍼니의 주가 상승과 상어 출현을 연결한 보도를 언급하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상어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오지 않았다”며 “상어의 출현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경고다”라고 밝혔다. 또 “이 경고를 무시한다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파국뿐”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상어가 수로를 빠져나가지 않으면서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부산해양경찰서 등 관계기관은 안전관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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