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각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통매각 부담을 낮추기 위해 분리매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온 사업구조 때문에 알짜점포만 골라 파는 방식이 쉽지 않아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최근 국내외 전략투자자와 재무적투자자 등 잠재 원매자 약 50곳에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기본 매각 대상은 현재 영업 중인 대형마트 67개점과 본사·온라인사업 부문이다. 다만 원매자의 자금력과 사업 전략에 따라 일부 점포나 사업만 인수하는 방식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온라인 사업은 오프라인 점포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홈플러스는 대형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보다 기존 마트 점포에서 상품을 집품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장보기 사업을 키워왔다. 매각 대상 67개점 가운데 54곳은 과거 흑자를 냈던 점포다. 나머지 점포 중 상당수는 온라인 물류와 지역 영업망 유지 등을 고려해 포함된 거점점포로 알려졌다.
온라인 사업 규모도 작지 않다. 홈플러스의 회생 사태 이전 2024회계연도 온라인 매출은 1조5000억원을 넘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온라인 매출 중 식품 비중은 86%에 달했다. 오프라인점포가 판매점이자 온라인 장보기의 물류 거점 역할을 해온 것이다.
홈플러스 매각을 둘러싼 변수는 아직 영업 정상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지만 상품 공급과 매출 회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 노사 간담회에서 홈플러스 측은 영업 재개 이후 매출이 자체 목표의 약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흐름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7월 이후 급여와 추석 상여금 등의 지급이 지연되면서 직원들의 생활고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재 직원 1인당 누적 체불액이 약 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는 밀린 7월 급여를 23일과 30일 두 차례로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은 원매자의 점포 선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과거 흑자를 냈던 54개 점포가 상품 공급 정상화 이후 어느 정도의 현금창출력을 회복할지, 온라인 물류 거점 역할을 하는 점포까지 함께 운영할 경우 추가 운전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가 실제 기업가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다. 회생채권자조의 75.9%가 계획안에 찬성했다.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면 절차 종결이 가능하지만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파산 가능성이 다시 열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손익만 보고 알짜점포만 골라낼 경우 온라인 배송망에 구멍이 생길 수 있어 매각 측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인수 후보가 온라인 물류거점까지 함께 떠안을 만한 자금과 정상화 계획을 갖췄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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