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추천권 넓히면 정말 '지주 입김'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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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추천권 넓히면 정말 '지주 입김' 줄어들까

뉴스락 2026-09-23 12:46: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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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중심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구조에 다시 제동을 걸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8대 은행지주 회장들과 만나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CEO 선임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주문했다.

지주가 관리하는 후보군 정보를 자회사 임추위와 공유하고 후보 평가 과정에서도 임추위원들의 의견이 실제 반영돼야 한다는 요구다.

금융권도 움직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최근 신한은행 임추위가 지주 승계후보군에 별도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했다.

은행 이사회가 후보군 형성 과정부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셈이지만,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 은행장 선임 권한이 분산됐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뉴스락>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의 지배구조 규정과 최근 은행장 선임 사례를 통해 은행 임추위의 추천권이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추천권 확대가 정말 ‘지주 입김’을 줄일 수 있는지 살펴봤다.

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의 지배구조 규정과 최근 은행장 선임 사례를 통해 은행 임추위의 추천권이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추천권 확대가 정말 ‘지주 입김’을 줄일 수 있는지 살펴봤다. 사진 AI이미지생성 [뉴스락]
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의 지배구조 규정과 최근 은행장 선임 사례를 통해 은행 임추위의 추천권이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추천권 확대가 정말 ‘지주 입김’을 줄일 수 있는지 살펴봤다. 사진 AI이미지생성 [뉴스락]

은행도 후보 추천한다지만... 4대 금융 제각각

4대 금융 은행장 후보 추천 구조. 사진 AI이미지생성 [뉴스락]
4대 금융 은행장 후보 추천 구조. 사진 AI이미지생성 [뉴스락]

현행 금융사지배구조법상 은행 임추위는 이미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다만 법에서 규정한 것은 은행 자체의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추천이다. 은행 임추위가 그보다 앞선 단계에서 금융지주가 관리하는 CEO 후보군에 별도 후보를 올려야 한다고 정한 것은 아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추천권이 있느냐’가 아니라 은행 이사회가 지주의 후보군 형성 단계부터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느냐에 있다.

4대 금융 가운데 이를 가장 구체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2024년부터 하나은행 임추위가 은행장 후보군에 포함할 인물을 정해 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에 추천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실제 하나은행 임추위는 2025년 차기 은행장 후보 11명을 그룹임추위에 추천했다. 이들 11명은 모두 지주가 관리하는 35명의 공통 롱리스트에 포함됐다.

은행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를 지주가 접수만 한 뒤 배제한 것이 아니라 실제 심사대에 전원 올렸다는 점에서 추천권이 작동한 사례로 볼 수 있다.

KB국민은행도 지주 후보군 구성 과정에 참여해왔다.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가 은행장 후보군을 구성할 때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가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다만 실제 선임 과정의 중심은 지주 대추위였다.

2024년 이환주 현 국민은행장 선임 당시 KB금융 대추위가 내·외부 후보 풀을 상시 관리하고 롱리스트를 확정한 뒤 숏리스트 압축과 검증을 거쳐 이 후보를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후 국민은행 행추위가 이 후보에 대한 심층 인터뷰와 심사·추천을 진행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을 확정하는 절차를 밟았다.

우리금융은 제도와 실제 운용 사이에 차이가 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임추위가 CEO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최근까지 해당 권한은 실제로 행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완 현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도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후보군을 관리했다.

자추위는 외부 전문가 인터뷰와 평판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을 거쳐 후보를 6명으로 압축한 뒤 정진완 당시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은행 임추위의 개입 시점을 앞당겼다.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지난 21일 신한은행 임추위와 승계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은행장 후보를 직접 추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은행 이사회가 지주에서 정한 후보를 사후 검증하는 데 머물지 않고 후보군을 만드는 과정부터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새로 연 것이다.

은행 임추위의 역할과 후보 추천 방식이 금융지주마다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B와 하나는 은행 이사회가 지주 후보군에 후보를 추천해왔고 신한은 올해 같은 통로를 새롭게 마련했다. 우리 역시 제도상 추천권은 갖고 있지만 실제 활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은행 이사회의 참여 범위가 넓어지는 흐름은 분명하다.

그러나 후보를 지주 심사대에 ‘올릴 수 있는 권한’과 여러 후보 중 차기 은행장 후보를 ‘가려내는 권한’은 별개의 문제다.

후보 올려도 최종 1인은 지주가... '추천권'의 한계

은행장 선임 절차별 권한 흐름. 사진 AI이미지생성 [뉴스락]
은행장 선임 절차별 권한 흐름. 사진 AI이미지생성 [뉴스락]

은행장 선임 과정을 후보 발굴·추천, 후보군 심의·압축, 단독 후보 추천으로 나눠보면 4대 금융의 공통점도 드러난다.

은행 임추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지점은 주로 첫 단계다.

반면 추천된 후보를 평가하고 경쟁자를 추려 사실상 단독 후보를 정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지주 이사회 산하 후보추천위원회가 중심에 서 있다.

하나은행 임추위가 추천한 11명이 지주 롱리스트에 전원 반영됐지만 이후 후보를 심의하고 압축해 최종 후보를 추천하는 권한은 하나금융 그룹임추위가 갖는다.

KB도 국민은행 행추위가 후보군 형성에 참여하지만 2024년 실제 인선에서는 지주 대추위가 롱리스트 확정부터 숏리스트 압축, 이환주 단독 후보 추천까지 담당했다.

우리금융은 이보다 지주 주도 성격이 더 선명했다. 자회사 임추위에 추천권을 두고도 정진완 행장 선임 당시에는 지주 자추위가 후보군 검증과 압축, 단독 후보 추천을 맡았다.

이번에 제도를 바꾼 신한도 기본 틀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 임추위가 별도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됐지만 전체 승계후보군을 심의하고 압축하는 주체는 신한금융 자경위다.

신한금융 역시 이번 승계절차를 시작하면서 자경위가 앞으로 승계후보군에 대한 심의와 압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종 추천 후보는 이후 각 자회사 임추위의 심의를 거친다.

결국 은행 임추위의 후보 추천권 확대가 곧바로 금융지주의 인사 영향력 축소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은행 이사회가 후보 발굴과 추천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이전보다 진전된 변화지만, 후보군을 압축해 단독 후보를 추리는 핵심 절차가 지주에 남아 있다면 추천권의 무게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단순히 후보 추천권만 확대하라고 요구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원장은 자회사 임추위에 상시후보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후보 평가 과정에 임추위원의 의견까지 반영해 CEO 후보 추천과 선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천할 기회를 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후보가 평가되고 압축되는 과정에서도 은행 이사회의 목소리가 작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말 은행장 인선은 이 같은 변화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첫 무대다.

특히 새로 추천권을 확보한 신한은행 임추위가 별도 후보를 제시할지, 해당 후보가 지주 자경위의 심사 과정에서 어떻게 다뤄질지가 관심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후보를 한두 명 올릴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 지주 중심의 인사구조가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추천 이후 후보를 압축하고 최종 후보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은행 임추위가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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