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일의 당구인사이트] 하나카드 캡틴 김병호의 못 말리는 리더십…팀리그의 또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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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일의 당구인사이트] 하나카드 캡틴 김병호의 못 말리는 리더십…팀리그의 또다른 재미

MK빌리어드 2026-09-23 11:39:09 신고

3줄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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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리더십’으로 3R 우승 견인,
팀 우승 위해 3라운드 출전 안해.
초클루 김가영 밀고 한지승 챙기고
팀스포츠는 말그대로 ‘팀’을 제대로 이루는 팀이 빛을 본다. 주요 구기 종목에서 ‘원 팀’을 화두로 외치는 이유다. 요즘처럼 각자 개성이 뚜렷해진 시대엔 더욱더 그렇다.

6년 전 프로당구 PBA에서 팀리그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불협화음을 우려했다. 유독 개인 종목 베이스가 두드러진 당구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이르게 연착륙에 성공, 팀스포츠다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지속했다.

“팀스포츠에선 누군가 희생하고 분위기 이끌어야”
주장 넘어 사실상 헤드코치 역할
PBA에 참가 중인 스폰서의 당구단 창단이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지만 그보다 더 눈에 든 건 참가 선수의 성장 스토리다. 다른 구기 종목처럼 팀스포츠를 이해하면서 자신을 희생하고 새로운 루틴을 갖추는 모습이었다.

때론 내재된 가치를 발휘한다. 헤드코치 제도가 없는 팀리그 특성상 각 구단 주장의 리더십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분위기가 생명’인 팀스포츠의 본질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시즌 파이널 우승팀이자 26/27시즌 3라운드 정상에 오르며 팀리그 역대 최초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한 하나카드 주장 김병호는 어느덧 리더십의 아이콘이 됐다. 초클루 김가영 등 내로라하는 선수를 장기간 한데 묶는 역할을 해내서다. 다른 구단 일부 주장이 김병호에게 “리더십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을 정도다.

1김보미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진 김병호는 베테랑이지만 개인 투어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다. 최근 몇 년 큐스쿨을 거치며 1부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런 그가 팀리그 최상위 팀 주장직을 유지하는 배경을 두고 ‘남다른 리더십’ 외에 설명할 게 없다.

올 시즌엔 이채롭게 진화했다. 특히 팀리그에서 자신의 출전 수를 줄였다. 2라운드까지 4세트에만 출전했다. 성적은 4전 전승(단식 1승, 복식 3승), 애버리지 2.200이다. 그러다가 우승을 차지한 3라운드에서는 아예 출전하지 않았다. 주장이 한 라운드 전 경기에 뛰지 않는 건 팀리그에선 전례없는 일이다.

최근 만난 김병호는 이 얘기에 ”제가 조재호급이면 뛰었죠“라며 특유의 너털 웃음을 지었다. 본심은 당면 과제인 우승을 위한 전략적 선택, 그리고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한 성장이다. 그는 “일단 포스트시즌을 위해 라운드 우승하는 게 어느 팀이든 중요하지 않느냐. 남자 선수가 5명이나 있고, 내 경기력이 가장 좋은 것도 아닌데 욕심낼 이유가 없다. 당연히 선수로 뛰고 싶지만 (팀스포츠에서는) 누군가는 희생해야 성과를 내고 분위기를 올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 합류한 한지승이 팀리그에 더 빨리 적응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며 “개인 투어에서 잘하는 선수라고 해도 팀리그에서 곧바로 기량을 발휘하는 게 쉽지 않다. 과거 신정주도 초반 어려움을 겪다가 경기를 거듭하며 잘하더라. 1, 2라운드를 거치면서 한지승에게 이런 시간을 최대한 줄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변수가 따르는 외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김병호는 “자꾸 팀에서 외국 선수에게 의존하는 분위기가 되면 안된다. 국내 선수가 언제든 중심에 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후배들의 경기 출전 시간을 늘리고 기를 살리고 싶다”고 했다.

사실상 ’헤드코치‘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다 보니 선수의 보이지 않는 특성도 눈에 들어온단다. 김병호는 “팀리그는 당구 특성상 경기력도 중요하나 심리 싸움이 크다”며 “한마디로 기세다. 평상시부터 선수가 압박을 느끼지 않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 경기 중 선수 눈이 흔들릴 땐 벤치타임도 일부러 쓴다. 오래하다 보니 많은 걸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병호를 보면 팀리그에 헤드코치 제도를 도입해도 충분히 흥미로울 법하다. 또 당구계에 모자란 요소 중 하나인 ’지도자의 가치‘를 일깨우는 사례가 되고 있다. [김용일 칼럼니스트/스포츠서울 체육부 차장 kyijesu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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