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전에 생각하는 법부터”…교실 속 AI, 어떻게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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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전에 생각하는 법부터”…교실 속 AI, 어떻게 써야 하나

이데일리 2026-09-23 10:3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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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인공지능(AI)이 빠르게 교실로 들어오면서 학생들에게 AI 활용법보다 먼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AI가 교사의 행정 업무를 덜어주거나 학생의 학습을 도울 수 있지만, 답을 대신 만들어주면서 학생이 직접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까지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콘코디아 연례 서밋의 ‘교실은 변하지 않았다. 세상은 변했다: AI 시대 학습의 재구상’ 세션에서는 AI 시대 학교 교육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놓고 교육 전문가들의 토론이 벌어졌다. 레고재단과 월튼가족재단, 브루킹스연구소, 스탠퍼드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레베카 윈스럽 브루킹스연구소 보편교육센터 소장은 “젊은이들은 프롬프트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생각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전거를 잘 타려면 직접 연습해야 하는 것처럼 제대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추려면 학생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이런 노력을 대신해버리는 것을 경계하면서 앞으로 AI가 일상화할 사회에 학생들을 대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AI를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다. 윈스럽 소장은 학생이 스스로 노력하는 과정을 건너뛰게 만드는 AI는 피해야 하지만, 혼자서는 하기 어려웠던 일을 해내거나 이해하도록 돕는 AI는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학생의 연령에 맞는 AI 활용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윈스럽 소장은 학교에서 AI를 활용하는 영역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우선 버스 운행 일정이나 학사 일정 등 학교 행정에 AI를 활용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에 유의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교사가 수업을 준비하거나 새로운 수업 방식을 찾는 데 AI를 활용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AI가 사람의 판단까지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학생의 성적을 매기거나 반을 배정하고, 징계처럼 중요한 결정을 AI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교사나 학교 안의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직접 사용하는 AI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윈스럽 소장은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바로 알려주는 범용 AI보다 특정 학습 목적에 맞춰 만들어진 AI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신경다양성을 가진 학생을 위한 보조기술이나 다국어 학생을 위한 번역 등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숙제나 에세이, 문제풀이의 답을 대신 만들어주는 범용 AI는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건너뛰게 할 수 있어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베카 윈스럽(왼쪽부터) 브루킹스연구소 보편교육센터 소장과 시셀 마리 크리스텐센 레고재단 최고경영자(CEO),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생 페기 인 (사진=콘코디아)
레베카 윈스럽(왼쪽부터) 브루킹스연구소 보편교육센터 소장과 시셀 마리 크리스텐센 레고재단 최고경영자(CEO),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생 페기 인 (사진=콘코디아)


실제 교실에서 AI가 교사를 돕는 사례도 소개됐다. 윈스럽 소장은 네덜란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AI 개발자, 연구자와 함께 만든 필기 분석 애플리케이션(앱)을 사례로 들었다. 학생들이 종이에 쓴 문장을 AI가 분석해 필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조기에 찾아내고 교사가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는 “교육자가 실제 문제를 제시하고 기술자가 이를 해결하는”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좋은 AI 활용 사례라고 평가했다.

AI 시대일수록 학생들의 현실 세계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스탠퍼드대 심리학 박사과정생 페기 인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가족과 친구, 교사, 이웃 등 현실에서 다른 사람들과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젊은이들은 AI에 정서적 조언을 구하는 경향이 낮았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학습 과정에 더 깊숙이 들어올수록 학생들이 AI를 어떤 환경에서 사용하는지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교사를 대체하기보다 교사가 학생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셀 마리 크리스텐센 레고재단 최고경영자(CEO)는 AI가 행정 업무를 맡으면 교사는 학생과 관계를 만들고 학습 과정을 돕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학생과 교사 모두 자신이 학습과 수업을 통제하고 있다는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윈스럽 소장은 AI 시대 교육의 목표가 결국 학생의 고유한 사고와 표현을 키우는 데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생각과 표현이 획일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학생들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갖고 이를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I가 답을 대신 내놓는 시대일수록 학교는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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