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투데이=장효남 기자] 수사기관이 허위 자료를 활용한 ‘사기대출 브로커 사건’을 적발하고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음에도, 신용보증기금이 아무런 실태점검 없이 9개월간 대출 보증을 이어가다 58억 원에 달하는 국공립 기금을 추가로 위험에 노출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의원(국민의힘, 경북 김천)이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보는 지난해 3월 경찰의 1차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에도 보증 승인 절차를 그대로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사기대출 브로커가 알선한 10개 업체에 총 57억 9,500만 원 규모의 예비창업보증이 추가로 승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보의 예비창업보증 제도는 창업을 준비하는 자에 대해 사업성과 신용도를 평가하여 자금 조달을 돕는 제도다. 차주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신보가 기금으로 금융회사에 대위변제를 이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엄격한 보증심사와 사후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신보의 관리는 허술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3월 31일 대출브로커를 통해 허위 서류를 제출하고 예비창업보증을 부정 발급받은 혐의로 신보 보증 승인 업체 272곳(대상자 277명)에 대해 1차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수사기관이 직접 내부 기계적 심사의 허점을 지적했음에도, 신보는 즉시 내부 점검에 착수하지 않고 대출 보증을 지속했다.
신보가 별도의 실태점검 없이 손을 놓고 있던 9개월 동안, 브로커가 알선한 사기대출 의심 업체 10곳은 아무런 제재 없이 추가 보증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4월 17일 라인에 5억 7,000만 원이 승인된 것을 시작으로, 화곡****(8억 5,500만 원), 리베******(8억 5,500만 원), 광명********(7억 6,000만 원) 등 10개 업체에 총 57억 9,500만 원의 보증서가 발급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3일 2차 압수수색(82개 업체)을 실시했고, 신보는 그제서야 약 9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30일에야 '특별 사후관리'에 착수했다. 올해 4월 6일 진행된 3차 압수수색(200개 업체)을 포함하면, 수사 대상에 오른 업체만 총 554개(579명)에 달한다.
올해 6월 공개된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사기대출 브로커는 의사 및 약사 등과 공모해 창업에 필요한 자기자금을 갖춘 것처럼 허위 증빙자료를 만들어 제출하는 방식으로 신보의 예비창업보증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 과정에서 서류의 진위조차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는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대출 브로커 사건과 관련해 발생한 대위변제 금액은 이미 확정된 건만 10억 1,175만 원에 달하며, 추가 피해 발생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언석 의원은 “대출 브로커가 허위자료로 보증을 받아낸 혐의로 기관이 경찰 압수수색까지 받았다면, 즉시 보증심사 과정의 허점을 파악하고 보완 조치를 취했어야 마땅하다”며 “압수수색을 받고도 9개월간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기계적인 보증 승인을 이어간 것은 신보의 기금 관리가 얼마나 안일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송 의원은 “공공 기금의 혈세 누수를 막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차원의 감사는 물론 감사원 감사와 수사를 통해 최초 압수수색 이후 신보 내부의 직무유기나 업무 해태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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