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손원평 작가 소설 '아몬드'의 주인공이자 서술자 '윤재'는 감정표현불능증(알렉시티미아)을 앓고 있는 16세 청소년이다. 공포, 분노, 슬픔과 같은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타인의 감정 또한 쉽게 공감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억울하게 욕을 먹는 경우도 많았다.
엄마와 할멈은 집안 곳곳에 감정을 나타내는 한자를 써 붙이거나 아몬드를 먹이는 등 윤재를 위해 노력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러다 엄마와 할멈에게 예기치 못한 비극이 발생한다.
이후 윤재는 곤이, 도라, 심 박사 등 주변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알게 된다. 결국 누군가와 함께하고 부딪히고, 상처받고, 다시 손을 내미는 과정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SNS,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등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수단은 많아졌지만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경우가 적어진 오늘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란 더욱 어려워 졌다.
진정한 소통과 관계, 이해가 필요한 시점 탄생한 소설 '아몬드'에 국내 뿐만아니라 세계 여러나라 독자들이 '공감' 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누적 판매 250만 부를 돌파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현지 서점 직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일본 서점대상'에서 2020년 번역소설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기에 힘입어 이 소설은 국내에 이어 일본까지 무대 공연으로 이어지게 됐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아몬드'가 TV아사히 제작으로 내년 일본 라이선스 공연을 확정한 것이다.
뮤지컬 '아몬드'는 앞서 '마리 퀴리' '팬레터' 등을 일본 시장에 진출시키며 K-뮤지컬 세계화를 선도한 제작사 라이브의 작품이다. 2022년 국내 초연 이후 아름다운 음악과 섬세한 성장 서사로 사랑받았으며, 2025년 재연으로 다시 관객과 만났다.
이번 일본 라이선스 공연은 한국 원작 소설에 이어 뮤지컬까지 일본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원작 소설의 해외 성공이 한국 창작뮤지컬의 라이선스 수출로 이어지며, 하나의 한국 IP가 문학에서 공연 콘텐츠로 확장되는 의미 있는 사례가 됐다.
일본 라이선스 공연은 한국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현지 창작진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일본 공연의 각색과 연출은 제25회 요미우리 연극대상 우수 연출가상을 받은 코야마 유나가 맡는다. 코야마 유나는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동해 왔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일본 라이선스 공연과 한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일본 뮤지컬 '이태원 클라쓰', 음악극 '서른, 아홉' 등에 참여해 왔다.
일본 초연을 이끌 주인공 '윤재' 역에는 K-팝 보이그룹 더보이즈(THE BOYZ) 리더 상연과 일본의 가수 겸 배우 테시마 아키토가 더블 캐스팅됐다. 상연은 그룹 활동을 통해 국내외 팬들과 만나온 것은 물론,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일본 공연 등에 출연하며 무대 경험을 쌓았다. 뮤지컬 '아몬드'는 전역 이후 처음 선보이는 무대 작품이자, 일본어 연기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테시마 아키토는 그룹 솔리데모(SOLIDEMO)의 메인 보컬 출신으로 대형 뮤지컬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 '레이디 베스' 등에 출연해 왔다.
이 밖에도 '곤이' 역에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활동해 온 배우 야자키 히로시와 그룹 마츠리(MATSURI)의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약해 온 야나기다 유키, '도라' 역에 그룹 히나타자카46 멤버로 활동하고 뮤지컬 '빈센조' 등에 출연한 토미타 스즈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일본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뮤지컬 '아몬드'는 원작 소설의 글로벌 성과를 공연 콘텐츠로 확장,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다시 한번 넓혀갈 전망이다.
내년 2월 13일부터 28일까지 도쿄 'EX 씨어터 아리아케'(EX THEATER ARIAKE)에서 먼저 선보인 후, 3월 5일부터 8일까지 오사카 오릭스 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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