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도 남는 건 쥐꼬리…극빈층, 근로소득 맞먹는 생계급여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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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도 남는 건 쥐꼬리…극빈층, 근로소득 맞먹는 생계급여 삭감

연합뉴스 2026-09-23 06:1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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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50만원 미만 가구, 22만원 벌 때 생계급여 21만원 깎여

낮은 노인 공제·기초연금 소득반영 맞물려…입법조사처 "역진구조 개편해야"

제1차 기초생활보장 제도 발전 포럼 제1차 기초생활보장 제도 발전 포럼

(서울=연합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열린 제1차 기초생활보장 제도 발전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9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일해서 생계를 잇고자 노력할수록 손에 쥐는 몫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복지 급여만 대폭 줄어드는 불합리한 구조가 최빈곤층의 자립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 능력이 취약한 극빈 가구일수록 미흡한 공제 혜택과 재산 환산 기준, 기초연금 전액 감액 등이 겹쳐 일해 번 소득과 맞먹는 수준의 생계급여를 차감 당하는 역진적 현상이 확인됐다.

23일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 가구의 소득 구간별 현황'에 따르면 월 근로소득이 50만원 미만인 최저소득 가구는 한 달 평균 22만7천769원을 벌었으나 생계급여 감액액은 21만4천249원에 달했다. 근로소득 대비 생계급여 감액 규모가 94.1%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자료: 보건복지부]

[자료: 보건복지부]

생계급여는 소득공제를 거친 소득평가액에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한 소득인정액만큼 깎인다.

소득이 50만원 미만인 최극빈 가구는 쥐꼬리만 한 근로소득을 올려도 기본공제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하는 데다, 보유 재산 환산액과 기초연금 등의 반영으로 인해 일해서 손에 쥔 돈의 대부분에 달하는 생계급여가 삭감되는 타격을 입고 있다.

반면 소득이 더 많은 구간일수록 근로소득 대비 생계급여 감액액 비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구간의 감액 비율은 65.3%,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 구간은 61.5%, 150만원 이상 구간은 58.2%로 집계됐다. 벌어들이는 소득이 적은 최하위층일수록 생계급여 차감 충격을 더 크게 체감하는 셈이다.

◇ 청년 공제 60만원 vs 노인 20만원…유명무실한 공제 체계

이런 모순의 주요 배경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고령층 소득공제 체계가 꼽힌다. 34세 이하 청년층은 기본공제 60만원에 잔여 금액 30% 추가 공제 혜택을 적용받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기본공제액이 청년의 3분의 1 수준인 20만원에 그친다. 소득이 적은 빈곤 노인에게는 실질적인 소득 보전 역할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여기에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 금액만큼 생계급여를 삭감하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도 빈곤 완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초연금 수령액이 생계급여 소득인정액에 100% 반영되면서, 정부가 노인 일자리를 늘리고 기초연금을 올려도 극빈 노인가구의 실제 총소득은 늘어나지 않는 한계가 이어진다.

[자료: 보건복지부]

[자료: 보건복지부]

◇ 비수도권 노인 수급자 급증…맞춤형 공제 기준 마련 시급

지방소멸과 고령화로 인해 비수도권 노인 수급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을 키운다.

주거지 등에서 생활하며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는 일반수급 노인가구는 2016년 26만1천680가구에서 2025년 60만4천328가구로 130.9% 급증했다. 이 가운데 현금을 직접 지원받는 생계급여 수급 노인가구 역시 41만2천626가구로 70.1% 늘었다. 특히 비수도권 농어촌 고령층은 계절 근로나 소규모 영농 등 불규칙한 소득에 주로 의존하는데도 현행 제도는 지역별 소득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단일한 감액 산정 방식을 일괄 적용하고 있다.

신규 빈곤 노인의 진입 속도도 가파르다. 2025년 기준 일반수급 노인가구 가운데 수급기간이 5년 미만인 신규 유입 가구 비중은 60.0%에 달했다. 1년 미만 15.0%, 1년 이상∼2년 미만 10.7%, 2년 이상∼3년 미만 9.4%, 3년 이상∼4년 미만 9.6%, 4년 이상∼5년 미만 15.3% 등으로 집계됐다.

자립 지원 대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장기 수급으로 굳어져 국가 재정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제4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7∼2029년) 수립을 앞두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저소득 구간의 근로소득 공제 혜택을 늘려 일할수록 유리하도록 개편하고, 농어촌 및 비수도권의 소득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초연금 지급액을 생계급여 소득인정액 산정에서 일부 또는 전액 제외하고, 신규 유입 노인의 장기 수급화를 막기 위한 체계적인 재정 및 사례관리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국회입법조사처는 제언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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