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없고 대출 막혀 이사 못하고… 영세 이사업체들까지 '경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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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없고 대출 막혀 이사 못하고… 영세 이사업체들까지 '경영난'

이데일리 2026-09-23 05:09:02 신고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1. 서울 영등포구의 5억원대 전용 59㎡ 아파트 전세에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씨는 10월 계약 만기를 앞두고 아이가 통학하기 더 좋은 곳으로 이사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눈 여겨 봤던 단지는 원래 2000만원 정도만 보태면 됐는데 두 달 사이 그보다 6000만원이 더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로 6000만원을 구하기 힘들어 결국 전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현 보증금의 5%인 2500만원을 더 내고 계속 머물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가을이 이사철이라지만 올해는 매물이 씨가 말랐다”며 “갱신청구권을 더 이상 못 쓰는 2년 뒤가 막막하다”고 했다.

2. 경기 수원에서 소형 이사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올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시름에 빠져 있다. 예년 같으면 가을 대목에 벌써 이사 견적 문의 빗발쳐야 했지만 전화도 거의 오지 않는다. 박씨는 “올 상반기만 해도 한 달에 15~20건씩 일감이 꽉 찼지만 최근엔 15건을 채우기도 버겁다. 매출도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며 “이 상황이 계속되면 일을 접을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최근 전셋값이 치솟고 대출마저 여의치 않자 이사를 계획 중인 세입자들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더 나은 환경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꽉 막히며 주거 이동의 자유가 제한당하는 모습이다. 주택 이동 수요의 급감은 이사·용달 서비스 업계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영세한 업체일 수록 더 먼저 타격을 받기에 주택난이 소상공인들의 생존의 위협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실제 22일 서울주택 정보마당에 따르면 올 가을 이사철인 9~11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전·월세 예측물량은 4만 9212가구로 2024년 해당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5만 8317가구)과 비교해 15.6% 줄었다. 월세가 늘고 있지만 전세 매물의 감소가 너무 많아 전체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해당기간 전세는 1만 7798가구로 지난해(3만 1193가구)와 비교해 42.9%나 급감했다. 임대인은 늘어난 세금이나 비용의 일부를 임대료에 반영하려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매물이 줄었고 이에 따른 전셋값 인상이 이사 업계까지 냉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세부담 및 높은 집값 등으로 거래 활력이 낮아진 가운데 전세 시장도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한 부담 완화를 선호하면서 이동 건수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사 시장도 점차 침체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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