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로 산티아고 순례길의 풍경이 펼쳐지고, 저마다 다른 사연을 품은 네 사람이 하나둘 길 위에 올랐다. 노래로 던진 질문과 함께 이들의 33일간의 여정도 시작됐다. 내년 4월 정식 개막을 앞둔 창작뮤지컬 ‘까미난떼’가 관객과 처음 만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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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까미난떼’ 오픈 리허설에서는 1막 ‘몸의 길’을 시작으로 작품 전막을 선보였다. 두 차례 공연에 약 800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정식 공연까지는 아직 7개월가량 남았지만 넘버와 연기, 연출을 갖춘 무대를 먼저 관객에게 공개하며 작품의 가능성과 보완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까미난떼’는 K팝 기획자이자 소설가인 나상천 작가의 장편소설 ‘어느 멋진 도망’을 원작으로 한다. 셰프 킴스와 싱어송라이터 지망생 도로시, 유튜버 로저, 청년 준상 등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네 사람이 33일간 800km에 이르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걸으며 외면해온 상처와 마주하는 이야기다. 원작자인 나 작가가 뮤지컬의 극작과 연출, 넘버 작곡까지 직접 맡았다.
이날 무대는 33만 구독자와 33억원의 투자를 받기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는 유튜버 로저의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각자의 이유로 길 위에 오른 세 사람이 합류하면서 네 사람의 동행이 시작된다. 이들은 함께 순례길을 걸으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저마다 감춰왔던 사연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무대 뒤 대형 화면을 활용한 영상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배우들의 걸음에 맞춰 길과 들판이 계속 바뀌면서 실제 순례길을 함께 걷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네 사람이 마주하는 장면과 감정의 변화가 영상과 맞물리며 관객을 긴 순례길의 여정 속으로 끌어들였다.
인물들이 가슴속에 묻어둔 사연을 꺼내놓는 순간에는 객석도 함께 울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잃은 셰프 킴스가 억눌러온 감정을 절규하듯 토해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길 위에서 비로소 마주한 상처와 진심 어린 고백이 객석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까미난떼’는 정식 개막까지 관객과 단계적으로 만나며 작품을 다듬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주요 넘버를 먼저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노래와 연기, 연출까지 갖춘 무대를 선보였다. 한 번에 완성작을 내놓기보다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가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제작진의 뚝심이 엿보인다.
다음 목적지는 2027년 4월 정식 개막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본고장인 스페인에서도 현지 언론과 라디오가 작품과 제작 과정을 소개하며 관심을 보였다. 800명의 관객과 긴 순례길을 먼저 걸어본 ‘까미난떼’는 이제 본공연을 향해 다음 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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