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토란국을 준비하려고 생토란을 사 왔다가 손질 단계에서부터 번거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흙이 묻은 토란은 크기가 작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데다, 물에 씻고 나면 미끄러워져 껍질을 벗기기도 쉽지 않다.
특히 칼로 하나씩 돌려 깎다 보면 손질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끝도 쉽게 피로해진다. 생토란을 맨손으로 오래 만졌을 때 따갑거나 가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 명절 음식 준비가 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칼로 껍질을 깎지 않아도 토란을 훨씬 편하게 손질하는 방법이 있다. 몇 가지 순서만 바꾸면 껍질 벗기기부터 아린맛 줄이기까지 한결 수월해진다. 지금부터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토란 손질법을 알아본다.
통째로 약 5분 데치면 껍질 벗기기 쉬워져
토란은 먼저 흐르는 물에 씻어 겉에 묻은 흙을 제거한다. 표면이 울퉁불퉁해 틈 사이에 흙이 남기 쉬우므로 손이나 부드러운 솔로 가볍게 문질러 씻는다.
손질한 토란은 냄비에 넣기 전 물기를 가볍게 턴다. 냄비에는 토란이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토란을 껍질째 넣고 약 5분간 데친다. 찬물부터 함께 끓이는 것보다 끓는 물에 넣어야 시간을 맞추기 쉽다.
토란을 짧게 데치면 겉부분이 먼저 익으면서 껍질과 속살 사이가 느슨해진다. 생토란을 바로 칼로 깎을 때보다 껍질이 쉽게 떨어져 손질도 한결 편해진다.
다만 토란 크기에 따라 데치는 시간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작은 토란은 5분보다 조금 일찍 꺼내고, 크고 단단한 토란은 1분 정도 더 데쳐도 된다. 이때 속까지 완전히 익히는 것은 피한다.
너무 오래 삶으면 껍질을 벗기는 과정에서 속살까지 쉽게 으깨질 수 있다. 이후 토란국을 끓이면서 다시 익혀야 하므로 이 단계에서는 겉부분만 살짝 익힌다는 정도로 시간을 잡는다.
찬물에 식힌 뒤 장갑 끼고 껍질 밀어내기
약 5분간 데친 토란은 체로 건져 바로 찬물에 옮긴다. 뜨거운 상태에서는 손으로 잡기 어렵기 때문에 겉면의 열기가 충분히 식을 때까지 잠시 둔다.
열기가 내려간 뒤에도 맨손으로 오래 만지기보다는 장갑을 낀다. 토란에 들어 있는 성분이 피부를 자극할 수 있어 손질하는 동안 손끝이 따갑거나 가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토란이 식으면 꼭지 쪽부터 껍질을 살짝 밀어본다. 껍질과 속살 사이에 틈이 생겼다면 손가락으로 잡아 아래쪽으로 밀어내듯 벗긴다. 알맞게 데쳐졌다면 껍질이 얇게 갈라지면서 비교적 쉽게 떨어진다.
한 번에 모두 벗겨지지 않는 부분은 억지로 잡아당기지 않는다. 남은 껍질만 작은 칼이나 필러로 얇게 정리하면 된다. 처음부터 생토란을 칼로 돌려 깎는 것보다 손질도 빠르고 칼이 미끄러질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껍질을 모두 벗긴 뒤에는 크기를 비슷하게 맞춰준다. 큰 토란은 반으로 자르고 작은 토란은 그대로 두면 국을 끓일 때 익는 정도를 맞추기 쉽다.
한 번 더 데쳐 아린맛 줄이기
토란을 먹었을 때 목이나 혀가 따갑고 알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생토란에 들어 있는 성분과 관련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늘처럼 가느다란 수산칼슘 결정이다. 토란을 생으로 먹거나 충분히 익히지 않으면 입안과 목이 따갑거나 가려울 수 있다.
그래서 토란은 껍질을 벗긴 뒤 바로 요리에 넣기보다 한 번 더 데쳐준다. 이 과정을 거치면 토란의 아린맛과 자극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껍질을 벗긴 토란을 준비했다면 냄비에 쌀뜨물 약 1L를 붓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토란을 넣고, 된장 1큰술을 풀어 5분 안팎으로 데친다. 된장은 토란에 남아 있을 수 있는 흙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너무 많이 넣으면 토란에 짠맛이 밸 수 있으므로 소량만 넣는다.
데친 토란은 체에 밭쳐 물을 빼고 깨끗한 물에 가볍게 헹군다. 바로 토란국을 끓인다면 물기만 털어낸 뒤 국물에 넣으면 된다. 이 때도 토란을 오래 삶지는 않는다. 토란국을 끓이면서 다시 익혀야 하기 때문에 5분 안팎으로만 데쳐 겉부분이 익는 정도에서 건져내는 것이 좋다.
국에 넣은 뒤에는 오래 끓이지 않기
두 차례 데친 토란은 이미 겉부분이 어느 정도 익어 있다. 토란국을 끓일 때 처음부터 육수에 넣고 오래 끓이면 모서리가 쉽게 풀어지고 국물도 탁해질 수 있다.
먼저 소고기와 육수를 끓여 국물 맛을 낸 뒤, 마무리 단계에서 손질한 토란을 넣는 편이 좋다. 토란을 넣고 나서는 젓가락이 부드럽게 들어갈 정도까지만 익힌다. 이때 국을 계속 휘젓기보다 가볍게 저어야 토란 모양이 덜 부서진다.
앞서 된장을 푼 물에 토란을 데쳤다면 국물 간은 마지막에 맞춘다. 데친 뒤 물에 헹궈도 토란에 약간의 간이 남을 수 있어서다. 국간장이나 소금을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말고, 국이 거의 완성됐을 때 맛을 본 뒤 조금씩 더한다.
토란은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덜 익은 토란은 입안이나 목을 따갑게 할 수 있으므로 한 조각을 잘라 속까지 부드럽게 익었는지 확인한다. 먹었을 때 아린 느낌이 남지 않는지도 함께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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