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문제 해결보단 불필요한 갈등 키워" 법원 내 부정적 기류
"헌법적 근거 충실히 검토, 靑 요청 따를 필요 없어" 동조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김빛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법원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청와대와 극단적인 대치 상황을 감수한 조 대법원장의 선택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와 함께 심사숙고 끝에 내린 법리적 판단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을 거부하며 내세운 이유는 요청 문서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았단 것이다.
재제청 요청의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취지의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을 유지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꾸려 다른 후보자를 물색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법원 내부에서 조 대법원장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불필요한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수도권 지역 한 부장판사는 "대통령실 문서의 형식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요건에 맞게 보내달라고 하면 될 일"이라며 "형식적인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 재제청을 받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재제청을 둘러싼 공을 다시 청와대에 넘긴 셈"이라며 "대법관 임명을 무슨 싸움 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장이 본인 정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이 갈등을 애써 매듭지으려 하기보다는 다소 모호한 문구로 끝을 알 수 없는 대립 국면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논란의 초점이 청와대에서 사법부로 위치 이동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지역 한 부장판사는 "굉장히 형식적인 이유만 밝혔을 뿐 실질적으로 어떤 판단을 한 것인지는 드러내지 않았다"며 "대법원장이 문구 하나하나를 고심했겠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는 오히려 뜻이 애매해 공격의 여지가 커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법원은 정치적인 조직이 아닌 만큼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갈등이 계속되는 것이 법원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공백 장기화 우려(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청와대가 지난 28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반려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대법관 제청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는 비판 함께 대법관 장기 공백 사태가 불가피하단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대법원이 다음주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내주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6.8.30 dwise@yna.co.kr
한편에선 장고 끝에 법리에 충실한 판단을 내놨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도권 지역 다른 부장판사는 "헌법학자들의 조언을 받아 헌법적 근거와 법리를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심사숙고해 내린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장은 이미 헌법상 제청권을 행사했고, 재제청 요구에 따라야 한다는 규정이 명확히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재제청을 요구하려면 그 이유와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만큼 곧바로 따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한 판사는 "대통령은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수 있고, 그렇다고 대통령이 특정 후보자를 제청하라고 요구해서도 안 된다"며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조속히 타협점을 찾아 명확하게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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