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심수봉(71)이 54살 어린 후배 가수 김다현(17)을 향해 무대 위에서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낸 가운데, 심수봉이 과거 방송에서 고백한 희귀 신경계 질환 '미소포니아 증후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트로트 가수 김다현, 심수봉 / 뉴스1
"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무대 위 직설 비판
지난 20일 전북 진안군 마이산 일원에서는 '2026 진안홍삼축제'의 부대 행사인 '제10회 진안고원 트로트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김다현은 '칭찬 고래', '내가 로또야' 등을 부르고 관객의 환호 속에 무대를 마쳤다. 바로 다음 순서로 오른 심수봉은 노래 두 곡을 부른 뒤 마이크를 잡고 앞서 무대를 마친 김다현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심수봉은 "제 앞에 노래 부른 여자가 지금 제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며 "혹시 그 매니저가 와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젊은 아가씨가 노래가 뭔지 삶이 뭔지도 모르는 아가씨인 것 같다"며 "노래를 듣고 있으면서 제가 너무 힘이 들어서 여러분 앞에서 이야기한다. 앞으로 제 앞에 저 선수를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너무 어지러워서 쓰러지겠다"고 덧붙였고, "노래라는 건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인생 경험도 해보고 고생도 해보고, 찾아온 분들을 위로해주는 음악은 쉬운 게 아니다"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당시 김다현의 무대에는 특별한 음향 사고나 실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선배가 공개 행사에서 후배 가수를 직접 겨냥해 망신을 준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커졌다. 김다현의 아버지이자 '청학동 훈장'으로 잘 알려진 김봉곤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현이가 무대 뒤에서 자신의 공연을 모니터링하다 심수봉 선생님의 발언을 그대로 듣고 충격을 받아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진안고원 트로트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심수봉 / 유튜브 'Rock Music'
하루 만에 고개 숙인 심수봉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논란이 커지자 심수봉은 다음 날인 21일 소속사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지방의 한 트로트 축제 무대 위에서 말 그대로 실언을 했다"며 "평소 가요에 대한 걱정과 근심이 있었고, 행사 당일 소음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웃고 즐겨야 할 트로트 축제에서 적절하지 않은 순간에 상식을 벗어난 말을 뱉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앞 순서 가수가 정확히 누구인지 몰랐고, 특정인을 망신 주기 위해 한 말은 절대 아니었다. 그럼에도 어른으로서 후배 가수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한 것은 분명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같은 날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심수봉 소속사 관계자의 설명도 전해졌다. 소속사 측은 "당시 심수봉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본인의 음악적 스타일과 맞지 않는 댄스 음악을 계속 듣던 중 최근 '영트로트' 경향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밝히려다 표현이 잘못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수봉 본인도 논란이 된 발언을 접한 뒤 "내가 이렇게 말한 줄 몰랐다"며 놀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사는 김다현의 아버지 김봉곤 씨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의 뜻을 전달했고, 심수봉이 직접 만나 사과할 의사가 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김다현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심수봉 선생님과 직접 통화도 했고, 선생님께서 직접 사과의 말씀도, 격려도, 따뜻한 위로도 해주셨다"며 "저는 마음 잘 추스를 테니 걱정 마시고 우리 밝은 모습으로 만나요"라는 글을 남기며 논란을 매듭짓는 모습을 보였다.
트로트 가수 김다현 / 뉴스1
공개된 무대 풀영상…스태프 부축 받는 모습에 관심
사과 이후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Rock Music'에 당시 심수봉의 무대 풀영상이 공개되면서 또 다른 반응이 나왔다. 영상 속 심수봉은 스태프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 계단을 내려왔고, 공연 도중에도 수차례 목 부근을 짚거나 허리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혼자 걸어 나오지도 못하는데 건강을 챙겨야 할 것 같다"는 반응과 "본인 무대도 완벽하지 않았으면서 후배를 지적한 것은 아이러니하다"는 반응이 함께 나왔다.
48년 음악 인생과 함께 고백한 희귀병
이번 무대 영상이 공개되면서 심수봉이 지난 6월 20일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서 밝힌 희귀 질환 고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심수봉은 중학생 시절 친구들의 장난에 놀란 이후 큰 소리에 극도로 민감해졌다며 '미소포니아 증후군(선택적 소음과민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소리를 못 듣는 병"이라고 표현하며 "센 소리가 나거나 큰 소리를 들으면 쓰러진다. 반주 모니터도 조심조심 듣는다"고 설명했고, 방송 녹화 현장에서도 늘 귀마개를 착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질환 때문에 한때 섬에서 요양하며 기타를 배웠다는 사연도 함께 전했다.
희귀 질환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심수봉 /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미소포니아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밝힌 심수봉 /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미소포니아 증후군은 청력 저하나 예민한 성격과는 무관하게, 씹는 소리나 반복되는 소음 등 특정 소리에 뇌의 청각 피질과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며 나타나는 신경학적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식은땀, 불규칙한 심장 박동은 물론 실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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