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커지는 단기 국채 수요…만기 다변화 연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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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커지는 단기 국채 수요…만기 다변화 연장선

더리브스 2026-09-22 17:34:45 신고

[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만기 1년 이하인 단기 국채가 나올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보험사들이 주로 발행했던 초장기 국채 수요가 금리 인상 국면 속 주춤한 흐름에서다. 

주요 국가와 비교해 초단기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해외에선 초단기 국채가 이미 재정수요 충당에 활용되고 있어 대조된다.  


국채 이자비용 증가...발행 변화 신호탄 


정부 총지출 대비 국고채 이자비용 추이.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정부 총지출 대비 국고채 이자비용 추이.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에서 국채 발행 전략 관련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장기물 수요 약화에 대응해 만기별 발행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은 국내에서도 요구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2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국채 이자비용이 정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국채 이자상환 규모는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증가해왔으며 총지출 대비 비중 역시 상승세를 보여왔다. 

국채 발행 전략과 관련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신호다. 우리나라는 수년간 보험사 수요를 바탕으로 30년물 발행 비중을 확대해 지난해 31.5%까지 커졌으나 추가 매입 수요는 둔화세다. 보험사가 이미 자산 듀레이션을 크게 늘려온 데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도 개선된 영향이다. 


단기 국채 발행 확대 국가적 추세 


미국 MMF의 운용자산 구성.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미국 MMF의 운용자산 구성.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장기채 발행 약세와 맞물려 새로운 상품 도입이 검토되는 가운데 주목되는 게 단기 국채다.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등과 달리 단기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 운용기관의 투자 수요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정화영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재정조달 수요가 이어지면서 국고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단기 국고채 도입을 통해 단기자금시장을 새로운 수요 기반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며 “나아가 단기 국고채의 발행과 유통이 정착되면 단기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부 국채의 도입 여건을 마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해외에선 이미 활발하게 단기 국채 발행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늘어난 재정조달 수요에 대응해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발행 규모를 늘려왔는데 만기 1년 이하인 단기 국채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국채 발행잔액에서 단기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말 22.8%까지 늘었다. 주된 수요를 뒷받침하는 건 MMF로 국채를 직접 보유할 뿐 아니라 자금 공급자로 기능한다. 최근엔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도 새로운 수요 주체로 주목되고 있다. 

일본은 국내와 상황이 비슷하면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통화정책 정상화 등의 일환으로 국채매입을 축소하면서 국채 보유 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 일본 역시 초장기물 변동성이 확대되며 추가 투자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초장기물 발행은 축소하되 감액분을 2년물과 단기 국채 발행 및 개인투자자 대상 국채 판매 확대 등으로 보완하고 있다. 


단기 국채 발행 의존도 증가는 경계 


단기 국채 발행 확대와 별개로 미 재무부는 장기물 유동성을 위한 바이백(조기매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려는 목적이 크지만 바이백 확대를 위한 추가 자금조달이 단기 국채 발행에 집중될 시 그 의존도가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는 만기별 발행 비중이 적정 수준으로 다각화돼야 함을 시사한다. 

미국의 경우 현재까지 단기 국채는 MMF 등의 수요에 힘입어 원활하게 소화되고 있으나 단기물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차환 위험이 높아지고 시장금리 상승시 이자비용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를 통해 주요 국채시장에서 단기물 발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차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상승기에는 단기 채무를 더 높은 금리로 차환하면서 정부 이자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단기 국채 도입과 동시에 만기 다변화 전략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정화영 연구원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수요 기반을 다변화할수록 충격이 왔을 때 대응하기가 훨씬 쉽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만기 1년 이하의 단기물을 미리 준비해 우리도 도입해야 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주요 국가들은 단기 국채를 발행하고 있는데 단기 국채가 없는 나라는 주요국 중엔 우리나라밖에 없다”라며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이 단기로만 발행을 했기에 그 역할이 겹쳐 발행을 안 했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정 연구원은 설명했다. 

한편 도입을 위한 법적인 부분은 검토해야 한다. 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총액을 기준으로 발행 한도를 결정해 3개월 짜리를 4번 발행해 1년을 빌리는 거나 1년 짜리를 1번 발행하는 게 사실 동일하다”며 “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4배로 발행하는 것처럼 되기 때문에 잔액 기준이나 순증 기준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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