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덕빵 먹고 러시아 케이크까지…2030 몰리는 동대문 뒤편 '실크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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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빵 먹고 러시아 케이크까지…2030 몰리는 동대문 뒤편 '실크타운'

르데스크 2026-09-22 16:54: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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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중앙아시아 거리가 2030세대의 데이트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 쉽게 보기 힘든 식료품과 음식들이 즐비해 있어 이색적인 맛과 경험을 원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한 번쯤은 꼭 가볼만한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울 중구 광희동의 한 중앙아시아 식료품점에서는 입구부터 전통 빵이 진열돼 있었다. 매장 안쪽에는 꿀케이크인 메도빅과 러시아식 만두 펠메니가 놓였고 비트 통조림과 치즈·사워크림 등도 판매되고 있었다. 냉동고에는 양고기와 양꼬리 지방인 '쿠르듀크'가 함께 자리했다. 빵과 디저트를 구매하는 매장이면서 동시에 육류와 유제품·가공식품까지 취급하는 식료품점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식 화덕빵 '삼사'를 판매하는 아브라함 씨(33·남)는 온라인 콘텐츠가 알려진 뒤 젊은 손님들의 방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브라함 씨는 "최근 유튜브를 보고 젊은 층이 많이 방문한다"며 "향신료 향이 강해 거부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많이 사서 가져가고 촬영도 해간다"고 말했다. 구매한 음식뿐 아니라 판매 현장도 촬영 성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중구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의 한 매장 모습. 화덕 앞에 우즈베키스탄식 빵 '삼사'가 진열돼 있다. 삼사는 고기나 채소로 속을 채워 굽는 음식으로 판매 상인은 최근 유튜브를 보고 구매하거나 촬영하러 오는 젊은 방문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르데스크

 

아브라함 씨가 판매하는 삼사는 고기나 채소로 속을 채운 화덕빵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잘게 썬 고기 외에도 호박과 감자·시금치 등을 넣으며 전통 화덕인 탄디르의 달궈진 안쪽 벽에 반죽을 붙여 굽는다. 지역에 따라 모양과 반죽 두께·속재료가 달라진다. 식료품점에서 함께 판매되는 둥글고 납작한 빵 레표시카와는 형태와 구성이 다른 상품이다.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이윤희 씨(28·여)도 한국인 고객의 증가를 체감하고 있었다. 이 씨는 "최근 한국 사람들의 방문이 많아졌다"며 "퇴근하고 저녁에 오거나 주말에 데이트와 물품 구매를 목적으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주로 구매하는 품목으로는 중앙아시아 전통 디저트류와 술·양고기를 꼽았다. 식재료를 구하려는 손님 외에 나들이 일정으로 매장을 찾는 방문객도 있다는 것이다.


디저트 매장에서도 SNS를 통한 방문이 이어졌다. 중앙아시아 음식점과 식료품점이 모인 골목에는 러시아식 케이크를 판매하는 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식료품점에서 판매하는 꿀케이크 '메도빅'은 카페에서도 조각 케이크로 취급된다. 꿀을 넣은 얇은 시트 사이에 크림을 쌓은 제품으로 사워크림을 사용하는 종류도 있다. 페이스트리를 겹겹이 쌓은 '나폴레옹'과 함께 이 일대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디저트다.


▲ 서울 중구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의 한 디저트 매장 사진. 나폴레옹 케이크를 비롯한 러시아식 케이크가 진열돼 있다. ⓒ르데스크

 

러시아식 케이크 카페 직원 비사카 씨(35·여)는 "주말이면 구매를 기다리는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손님이 많다"며 "지난해쯤 SNS에서 나폴레옹 케이크가 알려진 이후 많이 찾아주신다"고 말했다. 비사카 씨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메뉴로 나폴레옹을 꼽았다. 비사카 씨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나폴레옹이 러시아와 전쟁에서 패전한 것을 기념해 러시아가 놀리듯 만든 것에서 유래됐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식료품점의 판매 품목은 SNS에 소개되는 빵과 디저트보다 다양했다. 냉장 진열대에는 사워크림인 '스메타나'와 각종 치즈가 놓였고 만두와 수프용 비트 통조림도 판매되고 있었다. 완성된 음식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집에서 조리할 재료를 구하는 것도 가능했다. 디저트를 찾는 방문객과 일상적인 식재료를 구매하는 손님을 함께 상대하는 매장 구성이었다.


냉동고에서는 양고기와 함께 쿠르듀크도 확인됐다. 일부 양 품종의 꼬리에 축적되는 지방으로 중앙아시아 요리에서 고기에 더하거나 조리용 기름을 내는 데 쓰이는 재료다. 살코기뿐 아니라 현지 조리에 사용하는 지방 부위도 별도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이주민의 식생활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해온 식료품점의 특성이 판매 품목에 반영돼 있었다.


주변 음식점에서는 꼬치구이와 밥·면 요리를 판매한다. 양고기나 소고기를 꼬치에 꿰어 굽는 '샤슬릭'과 고기·당근·양파 등을 쌀과 함께 익힌 '플로프'가 대표적이다. 고기와 채소를 곁들인 면 요리 '라그만'을 취급하는 곳도 있다. 빵집과 디저트 카페에 식료품점·식당이 더해져 간식 구매부터 식사와 장보기까지 가능한 상권을 이루고 있다.


▲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 초입 모습. 1990년대 러시아 상인들의 왕래를 계기로 형성된 이 일대에는 이주민을 위한 음식점과 식료품점·물류업체가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SNS에서 소개된 음식과 디저트를 찾는 한국인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르데스크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의 시작은 음식 관광이 아닌 교역이었다. 1990년 한·소 수교 이후 러시아 상인들이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한국을 찾으면서 인근 광희동에 관련 상권이 형성됐다. 한국에서 구입한 의류 등을 본국으로 가져가 판매하는 보따리무역이 배경이었다. 이후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출신과 몽골인들의 이용이 더해졌다.


이주민의 이용이 이어지면서 식당과 상점은 교역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시설로 자리 잡았다. 식료품점에서 고향 음식의 재료를 사고 물류업체를 통해 본국으로 물건을 보내는 생활권이 형성됐다. 이후 현재에 들어서 고향의 음식을 구하는 이주민들과 함께 SNS에서 본 삼사와 케이크를 구매하려는 한국인들이 매장을 찾으며 기존 생활 상권에 음식을 경험하려는 방문 수요가 더해져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이국적인 음식과 공간을 통해 한국에 있으면서도 해외여행을 간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며 "중앙아시아는 일본이나 중국·동남아시아보다 낯설게 느끼는 소비자가 있어 그 독특함이 방문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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