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를 잃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단순히 빈자리만 남는 것이 아니다. 치아를 지지하던 잇몸뼈가 점차 흡수되면서 임플란트를 심을 공간까지 부족해질 수 있다. 특히 아래턱에는 중요한 신경과 혈관이 지나는 통로가 있어 잇몸뼈가 심하게 줄었다면 임플란트 식립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잇몸뼈가 부족하면 뼈이식을 통해 임플란트를 심을 공간을 확보한다. 하지만 수직방향의 골 높이가 크게 부족한 경우 뼈이식만으로 충분한 높이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려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이른바 ‘신경관 우회술’이다. 단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는 아니며 신경관의 위치와 남아 있는 뼈의 양, 교합상태 등을 정밀하게 평가한 뒤 결정해야 한다.
■아래턱 임플란트, ‘하치조신경관’ 왜 중요할까
아래턱뼈 안에는 ‘하치조신경관’이라는 통로가 앞뒤로 지나간다. 이곳에는 아래턱의 감각과 관련된 신경과 혈관이 지나기 때문에 아래턱 임플란트수술에서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치아를 잃은 뒤 잇몸뼈 흡수가 진행됐을 때다. 신경관 위쪽에 남아 있는 뼈의 높이가 줄어들면 임플란트 고정체를 충분한 깊이로 심을 공간이 부족해진다. 무리하게 깊게 식립하면 신경 손상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뼈가 얼마나 남았는가’뿐 아니라 ‘신경관이 어디를 지나고 있는가’까지 함께 확인해야 안전한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신경을 옮긴다?…식립방향 바꿔 ‘피해서’ 심는 방법
명칭만 들으면 신경관 자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수술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신경관 우회술은 개념이 다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경관 우회술은 먼저 3D CT를 이용해 환자의 신경관이 어느 위치와 방향으로 지나가는지 파악한다. 이후 확보된 뼈의 양 등을 고려해 임플란트 고정체의 식립 각도를 조정, 신경관을 피해 심는 방식이다. 신경 자체를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임플란트가 들어가는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뼈이식 범위를 줄이면서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잇몸뼈가 부족하다고 해서 처음부터 임플란트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신경관 우회술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아 있는 뼈와 신경관의 위치에 따라 가능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는 것’으로 끝 아냐…최종 보철까지 미리 설계해야
신경관을 피해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다고 해서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신경관 우회술은 임플란트 고정체가 통상적인 방향보다 기울어져 식립될 수 있다. 이 경우 씹을 때 힘이 전달되는 방향도 달라질 수 있어 최종 보철물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수술 전 임플란트를 어느 위치와 각도로 심을 것인지뿐 아니라 그 위에 올라갈 보철물의 위치와 형태까지 함께 고려하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과정이 필요하다.
세종스타치과 박종환 대표원장은 “신경관 우회술은 잇몸뼈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플란트를 포기해야 했던 환자에게 치료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단 의료진의 경험과 디지털 시뮬레이션 시스템, 보철물의 정교함이 함께 갖춰져야 하는 치료인 만큼 적용 여부는 반드시 정밀진단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