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추석 연휴가 다가온다.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훌쩍 떠나고 싶은 때다. 꽉 막힌 도로에서 황금같은 시간을 소비할 필요 없다. 가까운 곳에서 삶의 여유를 찾고, 소소한 힐링을 찾을 기회다. 대학로만큼 좋은 선택지가 없다.
온 가족과 '사랑해 엄마'
과거 '울엄마'로 계그계를 평정한 희극인 조혜련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연극 '사랑해 엄마'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없이 홀로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억척스럽게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담은 작품이다. 조혜련 외에 이경실, 김지선, 김효진 등이 엄마로 출연한다.
2019년 초연 이후 꾸준하게 관객 지지를 받은 '사랑해 엄마'는 2024년 조혜련이 극의 중심이 된 이후 대학로에서 전국으로 무대를 넓혔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주 시드니 등에서도 공연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브로드웨이 진출도 계획중이다. 부모 세대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이야기가 아닌 익숙해서 잊고 있었던 가족의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작품이다.
기간: 오는 10월 25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트하우스
부부·연인과 '꽃의 비밀'
'꽃의 비밀'은 이탈리아 북서부 시골 마을인 빌라페로사를 배경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진 남편들을 대신해 고액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주부들이 벌이는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시즌은 여배우 페어와 남배우 페어가 펼치는 서로 다른 결의 코미디로 한층 다채로운 재미를 완성했다. 정경순, 추귀정, 황석정, 유선, 박하선, 경수진, 한수아, 신슬기 등 베테랑과 신예 여배우들이 조화를 이룬 '여자 페어'는 섬세한 연기 호흡으로 극 중 주부들의 찰진 티키타카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유쾌함을 안긴다.
여기에 성지루, 정웅인, 강은빈, 임모윤 등 성별의 경계를 허물고 주부 역할에 도전한 '남자 페어'의 파격적인 변신은 능청스럽고 예상치 못한 시너지를 발휘하며 색다른 폭소를 선사한다. 120분의 러닝타임 동안 인터미션 없이 빠르게 휘몰아친다. 장진 연출 특유의 촌철살인 유머는 전세대 관객들에게 '2시간 순삭'의 마법을 선사한다. 신나게 웃다 보면 어느새 커튼콜이 펼쳐진다.
기간: 오는 11월 29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혜화동 163-24 링크아트센터
썸남썸녀와 '클로저'
'클로저'는 199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래리, 안나, 댄, 앨리스가 만나 서로의 삶에 얽혀 드는 과정을 좇는 작품이다.
영국 출신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으로, 1997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 됐으며 1999년 미국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6개월 간 흥행 1위에 올랐다. 뿐만아니라 2004년에는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이 주연을 맟은 동명의 영화로 제작 돼 흥행했다.
2006년 국내에서 초연 된 '클로저'는 시즌마다 화려한 배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문근영, 엄기준, 진경, 이윤지, 신성록, 진세연, 박소담, 김선호, 박은석, 김소진, 서현우 등이 무대에 오른 바 있다. 8년 만에 선보인 2024년 공연에서는 이상윤, 진서연, 안소희가 활약하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도 만만치 않다. 오만석, 배수빈, 최강희, 리사, 홍우진, 장희진, 전성민, 홍종현, 강영석, 소주연, 이도윤, 이나은 등이 흥행 바통을 이어 받았다.
극은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이 끝나는 과정 속 서로를 향해 품는 열망과 집착, 흔들리는 마음, 소통과 진실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기간: 오는 12월 6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스24스테이지
나혼자 '알테르 에고'
프랑스 극작가 쎄드릭 샤퓌(Cédric Chapuis)와 마고 무트(Margot Mouth)가 공동 집필한 '알테르 에고'는 실존 인물 빌리 밀리건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2인극이다. 기억의 공백을 안고 살아가는 '스탠리'와 그의 정신감정을 담당하는 정신과 의사 '윌버'의 만남을 시작으로, 스탠리 안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인격과 조각난 기억을 따라 한 인간의 깊은 내면으로 들어간다.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가 객석을 압도한다. 스탠리 역의 이재균·이휘종·정휘는 의상이나 분장의 도움 없이 시선과 표정, 호흡, 자세의 미세한 변화만으로 한 사람의 몸 안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인격들을 빠르게 오간다. 유쾌하다가도 거칠고 위협적으로, 또 한없이 연약하게 모습을 바꾸는 인격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단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인물을 무대 위에 불러낸다. 윌버 역의 김정민·황은후·손지윤 역시 스탠리의 기억을 함께 따라가며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실화를 소재로 하지만 사건 자체를 재현하거나 특정 인물을 미화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작품이 주목하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기억과 트라우마 앞에서 인간의 정신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방어기제, 즉 견디기 어려운 기억을 이겨내기 위한 생존의 방식이다.
기간: 오는 11월 22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스24스테이지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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