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비싼 컬크림을 쓴다고 머리 모양이 더 오래 유지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헤어 컬크림 8개 제품을 비교한 결과 가격은 최대 5.2배 차이를 보였지만 컬 탄력성과 유지력은 제품마다 달랐다. 안전기준은 모든 제품이 충족했으나 일부 제품에서는 환경에 장기간 잔류할 수 있는 물질이 검출돼 개선 필요성도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이 꾸준히 사용하는 헤어용 스타일링 제품인 컬크림 8종을 대상으로 품질과 안전성, 환경성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컬크림은 머리 모양의 자연스러운 탄력과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이번 시험에서는 컬이 변형된 뒤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탄력성과 컬의 형태가 지속되는 유지력, 컬의 부드럽거나 단단한 정도 등을 비교했다.
시험 결과 컬 탄력성은 6개 제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했고, 컬 유지력은 비바스의 '2X 스타일 업 컬 핏 젤리 에센스'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금속과 보존제 등 규제물질 함량과 의무 표시사항은 시험대상 전 제품이 관련 기준에 적합했다.
컬 탄력성 6개 제품 우수...유지력은 비바스 제품이 앞서
컬 탄력성은 헤어 컬이 변형됐다가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성능을 의미한다. 탄력성이 클수록 컬이 풍성해지고 볼륨감이 생기는 특성이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시험 결과 모로칸오일 '컬 디파이닝 크림', 미쟝센 '컬링에센스 2X 볼륨 컬', 민트리 '볼륨 웨이브 컬 크림', 비바스 '2X 스타일 업 컬 핏 젤리 에센스', ATS '스타일뮤즈 리페어 컬 크림', 커리쉴 '퍼펙션 컬크림' 등 6개 제품이 컬 탄력성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등급을 받았다.
아베다 '비 컬리 어드밴스드 컬 인핸서 크림'은 양호, 아모스 '아모스프로페셔널 컬링 에센스 이엑스'는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다.
컬 유지력에서는 제품 간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컬 유지력은 시간이 지나도 컬의 형태가 얼마나 유지되는지를 나타내는 성능으로, 우수할수록 컬이 풀어지는 정도가 적다.
평가 결과 비바스 '2X 스타일 업 컬 핏 젤리 에센스'가 8개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상대적으로 우수한 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7개 제품은 모두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컬의 부드럽거나 단단한 정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모로칸오일과 민트리, 비바스, ATS 등 4개 제품은 상대적으로 단단한 컬을 형성했으며, 미쟝센과 아모스, 아베다 등 3개 제품은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커리쉴 제품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컬을 형성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컬의 단단한 정도가 제품 고유의 특성인 만큼 소비자가 평소 선호하는 헤어스타일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6500원 미쟝센도 탄력성 우수...가격은 최대 5.2배 차이
컬크림의 가격 차이도 컸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3월 제품 공식 판매페이지에서 구매한 가격을 기준으로 단위 용량당 가격을 비교한 결과, 1mL당 최소 43원에서 최대 223원으로 최대 5.2배 차이가 났다.
가장 저렴한 제품은 미쟝센 '컬링에센스 2X 볼륨 컬'이었다. 150mL 용량에 6500원으로, 1mL당 가격은 43원이었다. 이 제품은 컬 탄력성 평가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등급을 받았으며 유지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비싼 제품은 아베다 '비 컬리 어드밴스드 컬 인핸서 크림'으로, 200mL 용량에 4만4650원이었다. 1mL당 가격은 223원으로 미쟝센 제품의 약 5.2배에 달했다. 아베다 제품은 컬 탄력성과 유지력 평가에서 모두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비바스 '2X 스타일 업 컬 핏 젤리 에센스'는 150mL 용량에 9900원으로, 1mL당 가격은 66원이었다. 이 제품은 컬 탄력성과 유지력 평가에서 모두 상대적으로 우수한 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제품의 1mL당 가격은 ATS 69원, 아모스 113원, 민트리 153원, 커리쉴 158원, 모로칸오일 216원 순이었다.
이번 시험은 제품 가격이 높다고 해서 컬 탄력성과 유지력도 반드시 우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제품별로 컬의 단단한 정도와 사용 목적이 다른 만큼 단순히 가격이나 특정 성능만으로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원하는 스타일과 사용 특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금속·보존제 등 규제물질, 8개 제품 모두 안전기준 적합
안전성 시험에서는 8개 제품 모두 관련 기준을 충족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납과 니켈, 카드뮴, 비소, 수은, 안티몬 등 중금속 6종과 보존제인 CMIT·MIT,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D4),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D5) 등의 함량을 확인했다.
시험 결과 전 제품이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에 표시된 내용량과 실제 내용량의 일치 여부, 알레르기 유발성분의 함량 및 표시 여부도 모두 관련 기준에 적합했다.
화장품법에 따라 외부 포장에 표시해야 하는 제품명과 영업자의 상호 및 주소, 전성분, 제조번호, 사용기한 등 의무 표시사항 역시 전 제품에서 확인됐다.
환경 잔류 물질 4개 제품서 검출...업체들 개선 계획 회신
안전기준 충족 여부와 별개로 환경성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제품도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시험대상 8개 제품 가운데 4개 제품에서 환경에 장기간 잔류할 수 있는 사이클로실록세인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이클로실록세인은 실리콘 오일의 일종으로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생태계에 장기간 잔류하거나 축적될 수 있는 물질이다. 이번 시험에서는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D5)이 3.99~9.15%, 사이클로헥사실록세인(D6)이 0.02~1.70% 검출됐다.
해당 제품들은 관련 안전기준을 충족했지만 환경 부하를 줄이기 위해 물질 사용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한국소비자원의 설명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이클로실록세인이 함유된 제품의 사업자들에게 자율적인 사용 저감과 원료 관리 강화를 권고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과 아모스프로페셔널, 르에쓰, 컨티뉴엄파트너스 등 4개 업체는 지난 6월 제품 내 사이클로실록세인 저감화와 품질관리 강화에 관한 개선 계획을 회신했다.
포장재 재활용도 차이...민트리·아베다 제품 우수
제품의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한국환경공단의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결과를 확인한 결과, 민트리 '볼륨 웨이브 컬 크림'과 아베다 '비 컬리 어드밴스드 컬 인핸서 크림' 등 2개 제품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나머지 4개 제품은 보통, 2개 제품은 재활용이 어려운 등급으로 확인됐다.
최근 환경적 가치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제품의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용기와 마개 등 포장재의 재활용 용이성도 구매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요소다.
한국소비자원은 컬크림을 구매할 때 평소 연출하는 헤어스타일과 가격,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npce@dailycnc.com
Copyright ⓒ 소비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