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농지가격 하락과 강제 처분, 헐값 매입 등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가 이어지자 청와대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는 전수조사에 따른 농지 처분 통지는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히고, 고령·상속농의 농지를 일률적으로 처분하지 않는 한편 투기 농지를 제외한 농지는 강제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2일 이영수 청와대 농림축산비서관은 청와대 온라인 정책홍보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방앗간’에 출연해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각종 우려에 대해 “현장 농민들에게 불안감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청와대는 전수조사 이후 농민들에게 이미 농지 처분 통지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 비서관은 “농식품부를 통해 확인했지만 농지 전수조사를 통해 처분 통지가 나간 곳은 한 곳도 없다”며 “혹시 통지서를 받았다면 매년 실시하는 농지 이용 실태조사와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지 전수조사 때문에 거래가 줄고 가격이 급락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이 비서관은 올해 농지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으며 농지가격은 4.4%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농지 투기 사건 이후 농지법이 강화되면서 농지가격이 연평균 9%가량 하락해온 점을 들어 “모든 것이 농지 전수조사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고령이나 건강 문제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민이나 상속농이 곧바로 농지를 처분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60세 이상이면서 5년 이상 자경한 농업인은 친척이나 지인 등과 사인 간 임대차를 할 수 있고, 상속받은 농지도 일정 요건 아래 보유하거나 위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이번 전수조사에서 겨냥하는 대상은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 모든 농지’가 아니라 투기성이 의심되는 농지 가운데 실제 불법 임대차나 휴경 등이 확인된 농지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비서관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취득 농지, 경매 등을 통한 공유 취득 농지, 허위 농업법인을 만들어 취득한 농지 등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제시하면서 “이 농지들이 불법 임대차를 하거나 휴경한 경우에 한해서만 투기로 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농지를 강제로 처분하도록 한 뒤 헐값에 사들이려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비서관은 “팔기 싫으면 안 팔아도 된다. 농민들이 판단할 몫”이라며 농지은행이 일반 농지를 매입할 경우 감정평가를 거쳐 시세에 따라 매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기 대상으로 판정된 농지는 시세보다 낮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는 전수조사의 초점을 일반 농민의 농지 처분이 아니라 ‘투기 농지 선별’에 두면서, 고령화·상속 등 농촌 현실에서 발생한 농지 문제는 임대·위탁과 제도 개선을 통해 정상화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비서관은 “처음부터 투기 농지는 농민에게 돌려주고 나머지는 현실에 맞게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기조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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