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토지나 건물처럼 움직여서 옮길 수 없는 재산을 말합니다. 사람의 거주지가 걸린 문제이니 만큼 개인 재산 중에서는 구매 및 거래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가격도 어마어마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규제와 세금이 가장 강력한 시장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비즈니스플러스는 최근 이슈 및 업계 동향에 대해 쉽게 풀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요즘 부동산에 대해 하나하나씩 알아가볼까요. [편집자주]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경기·인천 비규제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주거비 상승 압력이 수도권 외곽의 매매가격을 자극하면서 규제지역 확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8월 경기 지역에서 기존 규제지역을 제외한 16개 시·구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조정대상지역 지정의 가격 요건인 0.14%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15곳은 투기과열지구 기준인 0.16%도 웃돌았다. 수원 권선구가 4.27%로 가장 높았고 화성 병점구 4.08%, 군포 3.74%, 안양 만안구 3.46%, 남양주 2.49%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수구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0.87%였고 부평구 0.55%, 미추홀구 0.36%, 계양구 0.15%를 기록했다. 수도권 외곽의 가격 상승이 한두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경기 남부와 서북부, 인천 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근 상승세의 출발점으로는 서울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거론된다. 9월 둘째 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7.79%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성북구의 올해 전셋값 상승률은 12.84%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고 노원구 12.25%, 성동구 10.07%, 도봉구 9.94%, 강북구 9.88%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가격의 상승은 더 이상 강남권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는 지난달 11억원에 신규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용 84㎡ 역시 10억원에 계약됐다. 과거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지로 인식되던 강북권에서도 국민평형 전세가격이 10억원 안팎으로 형성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세 불안이 매매시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매물 감소와 공급 부족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9월 주택시장 리뷰를 보면 8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5% 올랐으며 노원구와 성북구 등 외곽 지역에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같은 조사에서 수도권 전세가격은 서울 0.68%, 경기 0.52%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매매시장 관망세와 계약갱신권 사용 증가 등이 전세 매물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와 인천의 전세시장도 비슷한 압력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경기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2236건으로 전년보다 42.0% 감소했고 인천은 2674건으로 35.2% 줄었다. 서울도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이 13.4% 감소했다. 매매뿐 아니라 임대차 시장에서 수도권 전반의 물건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공급 측면의 부담도 작지 않다.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해 3만7103가구에서 올해 2만5281가구로 감소할 전망이며 내년 1만8682가구, 2028년 1만3683가구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감소가 실제 입주까지 연결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단기간에 시장의 체감 공급량을 크게 늘리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도권 외곽의 상승은 이른바 '풍선효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과 기존 규제지역의 대출·거래 규제가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가격 상승폭이 큰 수원 권선구와 화성 병점구, 군포, 안양 만안구 등은 기존 규제지역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경제 역시 이들 지역의 상승 배경으로 규제지역 인접성과 함께 수요 증가, 공급 부족을 꼽았다.
다만 현재의 가격 상승만으로 정부가 곧바로 규제지역을 확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규제지역 지정은 일정 기간 가격 상승률뿐 아니라 물가 대비 상승폭, 거래량 등 여러 요건과 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규제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단기적으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규제지역 주변으로 다시 수요가 이동하는 2차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시장에서 제기된다.
결국 수도권 주택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는 규제 여부와 함께 전세 매물과 입주 물량이 실제로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달려 있다. 업계에선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 신규 입주물량 부족으로 전세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 역시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도 매입임대 확대 등 공급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규제지역에 6만6000가구를 배정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이 경기·인천 매매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릴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서울의 높은 주거비, 수도권 전세 매물 감소, 신규 입주 물량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의 지역적 이동을 유발할 조건은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규제 확대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그리고 전세 매물 감소세가 진정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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