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아동을 장시간 쇠사슬로 결박하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목사와 외조모가 첫 재판을 받았다. 목사는 학대 행위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아동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형사부(조영진 부장판사)는 21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60대 목사 A씨와 50대 외조모 B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달 3일 오후 9시34분께부터 5일 오후 9시7분께까지 약 38시간 동안 C군(11)을 천안의 한 교회 침대에 쇠사슬로 결박한 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C군은 41.5도의 고열과 탈진·의식 저하 증세를 보이다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재판에서는 결박 이전에 이뤄진 학대 내용도 공개됐다. 검찰은 C군이 지난 7월 교회 밖으로 나가 학대 사실을 알린 뒤 나무 막대기 등으로 손과 발을 맞았으며, 지난달 2일에는 B씨가 C군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C군이 경찰관에게 “보육원으로 보내달라”고 말한 사실을 알게 된 뒤 물파스를 얼굴에 바르고 휴지를 입에 넣은 뒤 뺨을 때리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C군을 감시하기 쉽도록 성인용 기저귀를 채우고 침대에 결박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씨 측은 학대 행위 자체는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아동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는지는 부검 결과 등을 검토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B씨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결박 당시 일부 시간에는 출근해 자리를 비웠고 다른 학대 행위의 구체적인 사정은 모두 알지 못했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A씨의 양아들이자 같은 교회 신도인 D씨도 일부 폭행과 결박에 가담한 공범으로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D씨는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으며 경찰은 D씨와 다른 교회 관계자들의 추가 가담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을 다음 달 21일 오후 2시10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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