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과도한 AI 의존은 독립적 법적 판단력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전자기기를 전면 금지한 미국 명문대 로스쿨의 아날로그 회귀 현상부터 AI 도구 활용을 의무화하고 검증 역량을 키우는 한·미 고등교육 현장의 변화를 짚어봤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 [미국 주요 명문대 로스쿨, 아날로그 교실 도입] 시카고대, UC 버클리, 조지아대 등이 AI 도움 없이 즉각적 추론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엄격한 제한 지침 마련.
- ✅ [최소 36개 로스쿨이 AI 교육 의무화 및 절충형 가이드라인 운영] 미시간대와 컬럼비아대 등은 아이디어 구상과 검증 단계에서의 AI 활용을 허용하되 주체적인 지적 판단 강조.
- ✅ [인간 교수 압도한 AI 튜터 등장] 제1회 로스쿨 AI 챌린지 등 실무 도구 활용 역량 제고와 함께, AI 튜터가 복잡한 계약법 법리 테스트에서 인간 교수를 상대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교육적 패러다임 전환 촉발.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이 법률 실무 전반을 재편하면서 미래 법조인을 양성하는 고등교육 현장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기로에 섰다. 비판적 사고력을 보존하기 위해 강단에서 AI와 전자기기를 원천 차단하는 '아날로그 회귀' 현상이 나타나는 동시에, 실무 현장의 요구에 발맞춰 AI 도구 활용 능력을 필수 교육과정으로 편입하는 과감한 움직임이 공존하고 있다.
'아날로그 교실'로 돌아간 명문대…"핵심은 즉각적 추론 능력"
미국 주요 로스쿨들은 학생들의 과도한 AI 의존이 '인지적 포기(Cognitive Surrender)'를 유발하고 독립적 법적 판단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 강경한 통제책을 도입 중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대학교 로스쿨은 필수 1학년 수업에서 노트북, 태블릿,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했다. AI 도움 없이 즉각적이고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먼저 배양하겠다는 취지다.
UC 버클리 로스쿨 역시 학점 평가용 과제 작성을 위한 연구 구상, 개요 작성, 논문 초안 편집 및 수정 과정 전반에서 생성형 AI 활용을 차단하는 엄격한 지침을 마련했다. 조지아 대학교 로스쿨은 전통적인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중 학생들이 AI를 몰래 참고하는 사례를 막고자 '아날로그 교실'을 선언했다.
이러한 제한적 조치에 대해 현지 학생 동아리 등은 기술 중심 시대의 법률 교육 흐름에 역행한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으나, 교수진은 평가의 공정성과 기초 추론 훈련을 위해 엄격한 가이드라인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로펌은 AI를 아는 졸업생을 원한다"
통제 정책과 동시에, 로펌 및 주요 기업들의 실무 변화에 맞춰 AI 교육을 공식화하는 로스쿨도 급증하고 있다. 서퍽 대학교 로스쿨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내 최소 36개 로스쿨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필수 1학년 과목을 통해 AI 관련 교육을 의무화했다.
미시간 대학교 로스쿨은 아이디어 구상과 연구 단계에서는 AI 활용을 허용하되 실제 작성 및 수정은 학생 스스로 담당하게 하는 절충형 가이드라인을 운영 중이다.
컬럼비아 로스쿨은 글의 주장을 검증하고 문법 오류를 정정하는 도구로서 AI를 인정하되, 산출된 모든 분석과 아이디어는 학생 고유의 지적 판단이어야 함을 명시했다. 이처럼 미국 로스쿨 현장은 AI를 무작정 배척하기보다, 법학적 사고 훈련이 완성된 상태에서 AI를 적절히 조율하는 '책임 있는 활용'에 방점을 두고 있다.
韓 로스쿨은 어떨까? "검증 역량 중심의 현장 교육"
한국의 법학전문대학원 생태계 역시 AI 시대를 정면으로 맞아 실무 도구로서의 AI 활용 역량과 법학적 분석력을 결합하는 현장 중심 접근을 펼치고 있다. 최근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907명(322개 팀)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제1회 로스쿨 AI 챌린지'에서 참가자들은 실제 법률 AI 도구를 활용해 대형 로펌 출제 문제를 분석하는 경연을 펼쳤다.
인하대 로스쿨 '오버드라이브' 팀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한편 고려대 로스쿨 학술제에서는 법원·검찰·로펌·기업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AI 에이전트의 책임 귀속, LLM 학습과 복제권, AI 판사 도입 등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심도 있는 법적 쟁점을 다뤘다.
한국 법조계 전문가들은 단순히 AI가 도출한 결과를 베끼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AI가 도출한 법적 근거를 인간 법조인의 눈으로 직접 검증하고 통제하는 능력이 미래 법률가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 한목소리를 냈다.
인간 교수 압도한 AI 튜터, 교육적 패러다임 전환 촉발
스탠퍼드 대학교 LIFT Lab(줄리언 냐르코 교수 연구팀)이 예일대·뉴욕대 법학 교수 16명과 진행한 연구는 로스쿨의 AI 정책에 새로운 충격을 던졌다. 복잡한 계약법 법리 질문 40개에 대해 2,918건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AI 튜터의 답변이 인간 법학 교수의 답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75%의 승률을 기록했다.
나아가 유해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포함한 비율에서도 인간 교수의 답변은 12%에 달했던 반면, AI 답변은 3.5%에 불과해 높은 정교함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AI의 환각 현상이나 비판적 사고력 저하를 이유로 무조건적인 회의론을 고집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향후 법학교육의 논의는 'AI의 정확성 의구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개별 학습 지원(On-demand AI 튜터)을 위해 AI를 교실 안으로 어떻게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결합할 것인가'로 전면 전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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