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의 주요 원인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같은 공통적인 대외 충격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자체뿐 아니라 이에 따른 국내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한국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전달 경로로 지목됐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형석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의 변화 양상과 원인, 전달 경로를 분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동조화 현상이 글로벌 여건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양국의 일별 금리 자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요 정책 발표일 전후 금리 움직임을 분석했다.
또 장기금리 변동 요인을 각종 경제 충격과 통화정책 기대 등으로 분해하는 '가우시언 동태적 기간구조 모형(GDTSM)'을 활용해 동조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일별 금리 자료 분석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2021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 당시 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을 뿐 아니라 변동 폭도 함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GDTSM 분석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이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금리 움직임이 단순히 국내 시장으로 전달되는 구조라기보다 양국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같은 공통적인 충격을 동시에 받으면서 장기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측면이 크다는 의미다.
이 같은 대외 충격이 국내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는 향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 연준이 양적완화 등 주요 통화정책을 발표한 이후 한국 장기금리가 하락한 과정에서도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 변화가 핵심 전달 경로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연계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의 정책 기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변동성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대외 충격이 국내 장기금리로 파급되는 과정에서 정책 기대가 주요 요인이 된다는 점은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를 적절히 관리할 경우 동조화 현상을 일정 폭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미국 통화정책과 글로벌 물가 흐름이 국내 시장금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한국은행의 정책 방향뿐 아니라 시장과의 정책 커뮤니케이션 중요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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