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채린 기자 = 해외 피싱(금융사기)조직의 발신 전화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조작하는 역할을 맡아온 일당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됐다.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는 박모(21)씨와 팽모(20)씨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천729만원을, 팽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2천244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씨에 대한 구형은 지난달 10일 이미 진행됐으나, 관련 사기방조 혐의 사건이 병합되면서 이날 변론이 재개됐다. 당시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천704만원을 구형했다.
박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대가를 전혀 받지 못한 사정과 가족 관계를 살펴 만 20세에 불과한 피고인에게 선처해달라"고 했다.
팽씨 측은 "모든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금액을 생각하고 범행에 가담했지만, 이후에는 협박당해 범죄에서 이탈하지 못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0월 14일에 진행된다.
이들은 해외에 근거지를 둔 피싱 조직으로부터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 운영을 지시받아 전국 모텔에 중계기를 설치·운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외 피싱조직은 이 중계소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약 7개월간 '노쇼' 사기 수법으로 39명에게 약 11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피싱조직 지시를 받고 전국 각지 모텔에 1주일 간격으로 투숙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싱 조직은 이들에게 택배 등을 통해 대포폰 136대, 유심칩 395개 등을 제공했고, 이들은 이 물품을 이용해 번호 조작 중계소를 운영했다.
조직은 피의자들이 관리하는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한 후 원격으로 조작,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인터넷전화 등으로 연락할 때 번호가 '010' 전화번호로 표시되게 했다.
조직원들은 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을 예약하고, 특정 업체에서 물건을 대신 사달라며 입금을 요구한 후 잠적하는 '노쇼'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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