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니갤러리(대표 박선아) 강남서초점이 개관 1주년과 추석을 맞아 마련한 김시현 개인전 《包 : 마음을 품다》가 지난 9월 12일 문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전통 보자기를 사실적인 회화의 언어로 옮겨온 김시현 작가의 20여 년 작업세계를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자리다.
오프닝에는 약 70명의 관람객과 미술 관계자, 컬렉터 등이 참석해 작품을 감상하고 전시의 의미를 나눴다. 행사는 국가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인 박나현 연주자의 가야금 축하공연으로 시작됐다. 전통음악의 선율과 화면 속 보자기가 만나면서 이번 전시가 지닌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라는 의미를 자연스럽게 환기했다.
오프닝 진행은 뤄니갤러리 정유정 아트캐스터가 맡았다. 이어 박선아 뤄니갤러리 관장이 강남서초점 개관 이후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이번 전시를 통해 갤러리가 앞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을 소개했다.
박선아 관장이 주목한 것은 ‘품음’이다.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지만, 그 안에 담긴 소중한 것은 온전히 지켜내는 보자기의 속성에서 서로 다른 예술과 사람을 연결하고 품어가는 갤러리의 철학을 읽어냈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품음’이라는 개념을 김시현의 회화와 연결한다. 보자기는 작가에게 단순히 재현해야 할 전통 소재가 아니다. 화면 속 보자기는 기억과 관계, 정성과 기다림, 그리고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담아내는 상징적 공간으로 확장된다.
특히 김시현의 회화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보자기의 물성과 빛이다. 천의 주름과 접힌 면, 매듭의 긴장감, 투명하거나 반사되는 표면은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화면에 구현되지만, 그것은 단순한 극사실적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는 섬세한 붓질을 통해 보자기가 지닌 촉각적 감각과 그 안에 담긴 정서까지 화면으로 끌어들인다.
결국 관람객이 마주하는 것은 ‘보자기를 그린 그림’인 동시에 ‘마음을 담는 공간’에 대한 회화적 해석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러한 작가의 조형언어를 보여준다. 특히 〈The Precious Message〉와 같은 작품에서는 보자기의 형태와 색, 빛의 변화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정교하게 구성되며, 무엇인가를 소중히 감싸고 있는 보자기의 본질이 시각적 언어로 전환된다.
전시 개막 이후 작품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뤄니갤러리 측에 따르면 오프닝 이후 작품 관람과 소장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작품에는 복수의 컬렉터가 동시에 소장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갤러리 관계자는 “김시현 작가가 오랜 시간 쌓아온 작품세계와 뤄니갤러리가 추구해온 전시 방향이 자연스럽게 만나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냈다”며 “작품을 직접 만나고 소장하고 싶다는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작품의 또 다른 의미는 ‘소장’이라는 행위에서도 발견된다. 보자기가 물건을 감싸 소중히 보관하듯, 회화 역시 한 사람의 공간에 들어가 기억과 감정을 품는 매개가 된다. 김시현의 보자기 회화가 컬렉터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 역시 이러한 정서적 접근성과 회화적 완성도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김시현 작가와의 만남은 9월 22일과 10월 10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뤄니갤러리 강남서초점에서 열린다. 별도의 형식이나 프로그램 없이 관람객이 자유롭게 갤러리를 찾아 작가와 작품, 작업 과정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시 마지막 날인 10월 10일에는 클로징 파티도 예정돼 있다. 작가와 관람객, 컬렉터가 함께 전시를 돌아보고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며 개관 1주년 특별전의 막을 내린다.
뤄니갤러리 강남서초점의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김시현의 보자기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말하지 않는다. 다만 빛과 색, 주름과 매듭으로 이루어진 화면을 통해 관람객 각자의 기억과 마음을 담아낼 빈자리를 남겨둔다. 전통의 소재가 현대 회화의 언어를 만나 ‘마음을 품는 그림’으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10월 10일까지 뤄니갤러리 강남서초점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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