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친구를 밀어 다치게 한 행위는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행위의 경위와 전후 사정, 학생 간 관계와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초등학생 A군이 지역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낸 학교폭력 재결 취소 청구 소송에 관한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A군은 초등학교 1학년이던 지난 2023년 3월 방과후수업 시간 학교 다목적실에서 같은 반 친구 B군에게 밀려 단상 아래로 떨어져 다쳤다. 관할 교육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이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서면사과 조치하도록 심의하고, 교육장에게 이를 요청했다. 해당 교육장은 B군에게 서면사과 조치를 내렸다.
이에 B군은 교육장을 상태로 서면사과 조치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조치를 취소하는 재결을 했다. A군은 다시 재결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B군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인정해 재결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행위가 당시 만 7세에 불과했던 B군을 구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통해 선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정도에 이르렀거나 학교폭력으로 의율해야 할 정도의 행위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 행위가 구 학교폭력예방법 2조 1호에서 정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재결은 위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 학교폭력예방법 2조 1호는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과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은 상고 이유 주장과 같이 구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의 의미, 요건 등에 관한 법리 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그 행위가 학교폭력의 정의에 문언상 부합하는지뿐만 아니라 해당 행위의 경중, 발생 경위나 전후 사정,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연령이나 관계 등을 고려한 피해 학생의 보호와 가해 학생의 선도·교육의 필요성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 학교폭력예방법 2조 1호에 따른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에 부합하는 듯한 행위를 모두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학생들 사이의 모든 갈등이나 분쟁이 학교폭력에 해당하게 되고, 그 결과 피해 학생의 보호와 가해 학생의 선도·교육의 필요성이 거의 없는 경우까지 학교폭력 가해 학생으로서의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되는 등 자칫 가해 학생의 인권이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학교폭력예방법 17조 1항은 피해 학생의 보호와 가해 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해 가해 학생에게 취할 수 있는 조치로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피해 학생과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등의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사회봉사,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 교체, 전학, 퇴학 처분 등의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며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경우 위와 같은 조치를 통해 학생의 학습 자유가 광범위하게 제한될 수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이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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