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1은 경주차와 파워유닛뿐 아니라 사용하는 연료까지 크게 바뀌었다. 새롭게 도입된 첨단 지속 가능 연료는 단순한 친환경 규정을 넘어 성능과 신뢰성, 향후 양산차 연료 기술까지 연결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개발 영역이다. ‘에프원닷컴’은 아우디의 기술 파트너 BP와 함께 2026 F1 연료 개발 과정을 들여다봤다. 다음은 에프원닷컴이 보도한 내용을 바탕으로 <오토레이싱> 의 기사 스타일로 정리한 것이다(편집자). 오토레이싱>
2026년부터 첨단 지속가능 연료는 F1의 성능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핵심 기술 영역으로 들어왔다.
F1과 국제자동차연맹(FIA)은 탄소 포집으로 확보한 탄소와 생활 폐기물, 비식용 바이오매스 등을 활용한 첨단 지속가능 연료 사용을 의무화했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성분을 대체하면서도 엔진을 별도로 개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드롭인(drop-in)’ 방식이 특징이다.
새 규정 이전 F1은 이미 10% 에탄올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유닛을 운용했다. 그러나 2026년에는 연료의 구성과 생산 방식까지 크게 달라지면서 팀과 연료 파트너가 새로운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해야 했다.
아우디와 기술 파트너 BP의 준비 과정은 그 규모를 보여준다. BP는 2026시즌을 앞두고 70종의 연료 구성 성분을 평가하고 400개의 시험용 샘플을 만들었다. 아우디의 신형 파워유닛에서는 200종의 연료 조합을 테스트했고, 독일 노이부르크 시설에는 약 24만ℓ의 시험용 연료를 공급했다.
이는 새 연료가 기존 제품을 단순히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새 파워유닛의 특성에 맞춰 구성과 연소 특성을 처음부터 다시 최적화해야 했다는 의미다.
BP 모터스포츠 기술 유체 책임자 뤽 졸리는 “아우디는 새로운 팀이자 완전히 새로운 파워유닛으로 새 규정에 들어왔다”며 “여기에 첨단 지속가능 연료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조건까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존 F1 연료 개발에서 축적했던 화석연료 기반 구성 성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과제였다. 과거 어떤 분자와 첨가제가 F1 엔진에서 효과적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새 규정에서는 많은 부분을 다시 찾아야 했다. 따라서 아우디 파워유닛에 어떤 연료 특성이 맞는지 확인한 뒤 그 성능을 FIA가 승인하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연료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성능과 신뢰성의 균형이다. F1 파워유닛은 시즌 중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이 제한돼 있어 단순히 최대 성능만 끌어올릴 수 없다.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하면 성능을 잃고, 반대로 한계까지 밀어붙이면 신뢰성이 흔들릴 수 있다.
졸리는 이를 “충분한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최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새 규정 첫해부터 완벽한 답을 찾기 어려운 만큼 실제 레이스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계속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F1의 기술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팀이 뛰어난 인력을 갖춘 만큼 결국 누가 더 빠르게 개선하고 성능을 끌어내느냐가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연료 역시 엔진과 섀시처럼 시즌 중 새로운 조합과 최적화를 이어간다. 그리고 이 과정은 실험실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아우디 드라이버 가브리엘 보토레토는 F1에 올라온 뒤 경주차 개발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는 주행 기술에 집중했다면 F1에서는 섀시와 엔진, 연료를 포함한 모든 요소가 끊임없이 바뀌고 개선된다는 점을 체감했다는 것이다.
보토레토의 역할은 직접 연료 조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트랙에서 느낀 파워유닛의 특성을 엔지니어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다. 그는 “경주차에 올라 느낀 것을 피드백하면 그 정보가 필요한 개발 부문으로 전달된다”고 말했다.
졸리 역시 드라이버의 의견이 전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트랙 엔지니어가 수집한 데이터와 드라이버 피드백이 다시 연료 개발팀으로 이어지면서 다음 업그레이드와 최적화 방향을 정한다.
2026년이 새로운 연료 시대의 시작이라면 개발 여지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졸리는 새 규정 첫해인 만큼 어느 팀도 더 이상 성능을 끌어낼 여지가 없다고 판단할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연료 조합과 연소 효율, 첨가제 등 여러 영역에서 추가 개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27년 예정된 규정 조정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F1은 연소기관과 전기 동력의 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연료 유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규정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엔진에 더 많은 연료를 공급하는 문제가 아니다. 파워유닛 내부의 연소 특성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 연료 개발도 다시 새로운 단계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졸리는 이를 “변화 위에 또 다른 변화가 더해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첨단 지속가능 연료의 의미는 F1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엔진을 별도로 바꾸지 않고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만큼 장기적으로 양산차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BP의 F1 개발팀은 현재 아우디 파워유닛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일반 판매용 BP 얼티밋 연료 개발 조직과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졸리는 연료 구성 성분과 첨가제 화학, 연소 효율을 높이는 방법 등 F1에서 축적하는 기술 가운데 어떤 부분을 양산차용 연료에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F1은 개발 주기가 매우 빠른 반면 상용 제품은 검증과 적용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F1에서 얻은 기술이 곧바로 양산차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은 향후 양산차용 연료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2026 F1에서 연료는 더 이상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성능과 신뢰성,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또 하나의 기술 경쟁 영역이다. 아우디와 BP가 시작한 이 개발이 F1의 성능 향상을 넘어 향후 양산차 연료 기술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다음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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