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해도 또 두드렸다…600명의 마음을 연 ‘질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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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당해도 또 두드렸다…600명의 마음을 연 ‘질문의 힘’

이데일리 2026-09-19 23:27:37 신고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학생 기자와는 공식 인터뷰가 어렵습니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돌아섰을 것이다. 저자는 달랐다. 가수 본인을 만날 수 없다면 그를 가장 잘 아는 부모를 만나면 어떨까 생각했다. 하나의 출입문이 닫히면 다른 문을 찾았다. 저자에게 거절은 끝을 알리는 답이 아니라 다음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였다.

거절당해도 또 두드렸다…600명의 마음을 연 ‘질문의 힘’


신간 ‘문전박대가 취미입니다만’은 그렇게 14년 동안 세상의 문을 두드려온 인터뷰어 김호이의 기록이다. 중학생 때 처음 마이크를 잡은 저자는 연예·사회·문화·스포츠 분야를 넘나들며 600명이 넘는 사람을 인터뷰했다. 특허청 청소년 발명 기자단과 아주경제신문 객원 기자 등으로 활동하며 취재 경험을 쌓았다.

그는 어린 시절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방송국에 전화를 걸었고, 중학생이 된 뒤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직접 연락했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부터 애니메이션 ‘짱구’의 목소리를 맡은 성우 박영남까지 그의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이 당연히 순탄치 않았다. 취재 요청을 거절당하고 수십 통의 이메일에 답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때로는 닫힌 문 앞을 지켰고, 이메일로 마음을 얻지 못하자 비눗방울 쇼까지 준비했다. 책은 이 같은 경험을 통해 화려한 ‘스펙’보다 사람을 움직이는 정성과 실행력이 어떻게 기회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저자가 거절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제안하고 문을 두드리는 것까지는 자신의 몫이지만, 이를 받아들일지는 상대방의 몫이라고 선을 긋는다. 거절 자체를 개인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다음 행동에 집중하는 셈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했다. ‘정답 밖으로 튀어나온 16차원’에서 시작해 ‘실력을 이기는 정성’, ‘거절을 뚫고 만난 사람들’, ‘희망을 배달하는 일’로 이어진다. 마음을 움직이는 섭외 메일, 문전박대를 버티는 7가지 힘, 현장에서 대화를 이끄는 방법 등 저자가 몸으로 익힌 인터뷰 노하우도 함께 담았다.


책이 말하는 도전은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낙관론과는 조금 다르다. 모든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며, 모든 요청이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거절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절 이후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저자는 학벌과 정해진 성공 경로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다. “좋은 대학에 가지 않으면 아무도 만나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지만, 실제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은 그보다 훨씬 다양했다고 회고한다.


결국 ‘문전박대가 취미입니다만’이 보여주는 것은 600명의 유명인을 만난 한 인터뷰어의 성공담이라기보다, 아무런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먼저 질문하고 움직인 시간에 가깝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거절당할 일도 없다. 대신 새로운 문이 열릴 가능성도 생기지 않는다.

거절 하나를 최종 답변으로 받아들이지 않있던 저자의 태도는 취업과 이직, 새로운 사업과 인간관계처럼 수많은 문을 두드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제법 현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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