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무신사와 다이소가 잇따라 뷰티 특화 매장을 열면서 오프라인 뷰티 로드숍 시장이 다시 경쟁 구도로 접어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통 공룡으로 성장한 두 기업의 행보가 CJ올리브영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에 ‘무신사 뷰티 홍대’를 열었다. 약 1262㎡(400평)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에 870여개 브랜드, 1만2000여개 상품을 진열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뷰티존에 이은 두 번째 오프라인 뷰티 공간이자 첫 단독 매장으로, 회사에 따르면 개점 사흘 만에 누적 매출 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하 1층에 약국 체인 ‘온누리약국’을 입점시켰다는 점이다. 뷰티와 약국을 결합한 ‘파머시 뷰티(Pharmacy Beauty)’ 콘셉트로, 프랑스 드럭스토어 몽쥬약국과 유사하다. 무신사 측은 제품의 기능과 효능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흐름에 주목해 이번 협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약국 전용 상품은 물론 관련 의약품까지 함께 취급해 기존 뷰티 매장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겨냥한 고객층은 국내외 고객 모두다. 최근 국내 약국이 고기능성 화장품을 찾는 방한 관광객의 쇼핑 목적지로 주목받는 만큼,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한 홍대 상권에서 뷰티·약국 결합 쇼핑 경험을 선보여 글로벌 고객 접점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일요일 구매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은 약 60%에 달했다. 무신사는 연내 서울 성수동과 제주도에 추가로 점포를 열 계획이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약국과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라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선보인 것”이라며 “콘셉트가 계속 이어질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지난달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 뷰티 특화 매장을 열었다. 66㎡(20평)로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상품의 약 80%를 뷰티 제품으로 채웠다. 다만 회사 측에 따르면 처음부터 뷰티를 전략적으로 겨냥했다기보다는, 매장 규모가 작다 보니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인근 다이소 매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분석한 결과 뷰티 제품 비중이 높게 나타나 이를 반영해 구성한 것에 가깝다고 한다. 다이소 측은 향후 뷰티 특화 매장을 추가로 낼지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오프라인 뷰티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독주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히려 도전자들에겐 무덤과도 같은 시장이었다. GS리테일과 롯데쇼핑이 각각 선보였던 랄라블라와 롭스는 결국 2022년 사업을 접었다. 코로나19 확산과 온라인 쇼핑 비중 확대 속에서, 전국 곳곳에 퍼진 올리브영의 압도적 점포망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당시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 매장 수는 1367개다. 그나마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2020년 32개 점포에서 현재 21개로 쪼그라든 상태다.
유통 대기업들의 잇따른 뷰티 시장 진출이 시장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업이 경쟁한다는 건 시장이 건전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유통업체 간 경쟁이 활발해지면 화장품 회사들의 협상력과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통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의 경쟁 구도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뜨거운 모습이다. 세 회사 모두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유통 대기업인 만큼 향후 경쟁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데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을 중심으로 방한 수요를 겨냥한 뷰티 시장 내 격돌이라는 점도 주목도를 높이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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