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열풍의 명암⑤] ‘살 빼고 끝’ 아니었다…마운자로 장기치료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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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열풍의 명암⑤] ‘살 빼고 끝’ 아니었다…마운자로 장기치료의 숙제

투데이신문 2026-09-19 11:21:35 신고

마운자로가 ‘살 빼는 주사’를 넘어 의료와 보험의 기존 경계를 흔들고 있다. 당뇨병 치료에서 비만 관리까지 사용 영역이 넓어지고 처방이 빠르게 늘면서 건강보험·실손보험 적용, 진료기록과 보험금 청구, 적정 처방과 오남용 관리 등 새로운 쟁점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높은 치료비를 피해 해외에서 약을 구하려는 수요까지 확산하면서 문제는 병원 안에 머물지 않는다. 정부는 처방·유통 관리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까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데이신문은 ‘마운자로 열풍의 명암’ 시리즈를 통해 치료제 열풍 이면에서 보험·의료·관리 체계가 마주한 변화와 사각지대를 짚어본다.

마운자로 약제 ⓒ투데이신문
마운자로 약제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마운자로를 시작할 때 가장 큰 관심은 ‘얼마나 빠질까’에 쏠린다. 하지만 목표 체중에 가까워질수록 질문은 달라진다. “이제 약을 끊어도 될까”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약을 끊으면 억눌렸던 식욕이 다시 살아나고 어렵게 뺀 체중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감량할 때 사용했던 높은 용량을 계속 맞자니 비용과 부작용이 부담이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효과를 유지하면서 용량과 투약 간격을 어떻게 조절할지가 또 다른 현실적인 고민이 되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비만치료제를 둘러싼 관심도 ‘몇 ㎏을 뺄 수 있느냐’에서 ‘빠진 체중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목표 체중에 도달한 뒤 용량을 낮추거나 주사 간격을 늘리는, 이른바 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목표체중 찍었는데…약 끊자 돌아오는 체중

마운자로의 성분인 터제파타이드를 대상으로 한 장기 임상시험은 이 고민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라이릴리가 지원해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서마운트-4(SURMOUNT-4)’ 임상시험에서는 36주간 터제파타이드를 투여해 평균 20.9% 체중을 감량한 참가자들을 이후 치료 지속군과 중단군으로 나눴다. 약을 끊은 집단은 이후 1년간 체중이 다시 증가한 반면 치료를 계속한 집단은 추가 감량 효과를 보였다.

올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슨(eClinicalMedicine)에 발표한 분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연구진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중단과 관련된 48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치료를 중단한 뒤 1년이 지나면 감량했던 체중의 약 60%가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만록: 나는 마운자로를 맞는 의사다> 의 저자인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역시 ‘빼는 것’ 못지않게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을 직접 경험했다.

한때 118㎏까지 체중이 늘었던 장 교수는 비만대사수술과 삭센다·위고비·마운자로 등 여러 치료를 거쳐 80㎏ 안팎까지 체중을 줄였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다시 체중이 오르는 경험도 반복했다.

특히 장 교수는 저서를 통해 우리 몸이 익숙한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체중 설정점(세트포인트·set point)’ 개념을 설명한다. 체중계 숫자가 줄었다고 해서 식욕과 에너지 소비 등 몸의 생리적 반응까지 곧바로 새로운 체중에 맞춰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감량 이후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현상을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목표 체중에 도달한 뒤에도 곧바로 치료를 끝내기보다는 감량한 체중을 어떻게 유지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끊자니 다시 찔까 걱정”…테이퍼링 찾는 이유

최근에는 이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테이퍼링이다. 약을 어느 날 갑자기 끊는 대신 감량기에 사용하던 용량을 한 단계씩 낮추거나, 매주 맞던 주사를 10일 또는 2주 간격으로 벌리는 식이다. 목표 체중에 도달한 뒤 일정 기간 낮은 용량을 유지하면서 식욕과 체중 변화를 지켜보는 방식도 거론된다.

이에 ‘약을 평생 맞을 것이냐, 완전히 끊을 것이냐’는 양자택일보다는 어느 정도까지 약물 사용을 줄여도 체중이 유지되는지를 찾는 데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구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라이릴리 지원으로 진행돼 올해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발표된 ‘서마운트-메인테인(SURMOUNT-MAINTAIN)’ 연구에서는 최대내약용량인 10㎎ 또는 15㎎으로 감량한 뒤 5㎎으로 낮춘 집단도 약을 완전히 중단한 집단보다 체중 감소 효과를 더 잘 유지했다.

고용량을 그대로 유지한 집단의 효과가 가장 컸지만, 감량기에 필요했던 용량을 유지 단계에서도 반드시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주사 횟수를 줄이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나 터제파타이드를 매주 사용하다 격주 투약으로 전환해 감량 체중의 유지 여부를 살피는 소규모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대상자가 적고 추적기간도 짧아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보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테이퍼링 역시 마운자로의 공식적인 표준 중단법으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누구는 용량을 낮추는 방식이 맞을 수 있고 누구는 투약 간격을 늘리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 어느 시점부터 줄이고 얼마나 천천히 줄여야 하는지에 대한 통일된 기준도 아직 없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의과대학 앤 피터스 교수도 엠디엣지(MDedge) 기고문을 통해 체중 유지 단계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 용량을 낮추거나 투약 간격을 늘리는 방식이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진료에서도 약을 갑자기 끊기보다 용량과 투약 주기를 조절하며 감량 체중이 유지되는지를 살피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마운자로 치료의 관심은 ‘얼마나 많이 빼느냐’를 넘어 ‘감량한 체중을 어떻게 오래 지키느냐’로 넓어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실제 진료에서는 목표 체중에 도달한 이후가 오히려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효과가 있다고 고용량을 계속 유지하거나 반대로 체중이 빠졌다고 바로 중단하기보다는 식욕과 체중 변화, 동반질환 등을 살피면서 용량이나 투약 간격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은 한 번 체중을 줄였다고 치료가 끝나는 질환으로 보기 어렵다”며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과정까지 치료의 일부로 보고 이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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