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암 진단을 받은 국내 남성 약 7명 중 1명이 전립선암 환자인 셈이다. 전립선암 인식의 달인 9월을 맞아 전립선암은 초기에 무증상일 수 있고, 배뇨 상태도 암의 존재나 진행 정도와 일치하지 않아 조기 발견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이장희 과장은 “소변 줄기 약화나 빈뇨 같은 증상은 전립선비대증에서 흔한 증상인데, 초기 전립선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 전립선 비대증과 비슷한 배뇨 증상이 나타난다”라며 “배뇨 증상은 요도가 좁아진 정도와 방광 수축력에 따라 달라지므로 증상의 강도가 전립선암의 유무나 진행 정도를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 배뇨 증상 나타나면 정확한 원인 찾아야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서 요도를 둘러싸는 기관이다. 같은 전립선에서 생기는 질환이라도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주로 시작되는 부위가 다르다. 전립선비대증은 요도 바로 주변의 이행대 조직이 커지면서 소변길을 압박한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중간에 끊기고,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며 빈뇨와 야간뇨, 잔뇨감 등이 나타나기 쉽다.
반면 전립선암은 요도에서 떨어진 전립선 바깥쪽의 말초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암이 작고 전립선 안에 머무는 초기에는 요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배뇨 기능에 별다른 이상이 없을 수 있다. 암이 국소적으로 진행해 요도나 방광 등 주변 구조에 영향을 미치면 배뇨곤란이나 요폐, 혈뇨·혈정액증, 골반 부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뼈로 전이되면 허리나 골반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척수 압박에 따른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배뇨 증상은 검사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증상이 없다는 사실은 전립선암을 배제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
전립선암은 진단 당시 병기에 따라 예후 차이가 뚜렷하다. 국가암정보센터의 ‘2019~2023년 주요 암종 요약병기별 5년 상대생존율’에 따르면 암이 전립선에만 머문 국한 단계와 인접 조직 또는 림프절로 퍼진 국소 단계의 5년 상대생존율은 각각 103.6%, 101.1%였다. 반면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로 전이된 원격 단계에서는 5년 상대생존율이 51.2%로 크게 낮아졌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연령과 가족력 등 위험도에 따라 검사를 받아 전이 전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 PSA 검사… 한 번의 수치보다 위험도 봐야
전립선암 조기 발견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검사는 전립선특이항원(PSA) 혈액검사다. PSA는 전립선 상피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전립선에 암 등 이상이 생기면 혈중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암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직장수지검사도 전립선의 단단한 부위나 비대칭 등 이상 소견을 확인하는 기본 검사로 활용된다. 직장수지검사는 의사가 항문을 통해 전립선을 만져 단단한 부위나 비대칭 등의 이상 소견을 확인하는 검사다. 다만 두 검사 모두 암을 확진하지는 못하며, 추가 정밀검사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첫 단계에 해당한다.
유럽비뇨의학회(EAU)의 2026 전립선암 진료지침은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는 남성의 경우 50세부터 PSA 검사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아버지나 형제 등 가족이 60세 이전에 전립선암을 진단받았다면 45세부터,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40세부터 검사를 고려한다. 이후 검사 주기는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첫 PSA 수치에 따른 위험도를 바탕으로 조정한다. 첫 PSA 수치가 낮고 위험 요인이 적으면 다음 검사까지 간격을 늘릴 수 있고, 수치가 높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더 면밀하게 추적한다. 검사 시작 여부와 주기는 전반적인 건강상태까지 고려해 의료진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SA가 높다고 곧바로 전립선암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염, 요로감염, 급성 요폐에서도 수치가 상승하며 최근 사정이나 비뇨기계 처치 등의 영향도 받는다. 반대로 PSA가 낮아도 전립선암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전립선암 환자의 일부는 PSA 검사치가 정상소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직장수지검사에서 단단한 결절이나 비대칭 등 이상 소견이 확인되면 PSA가 낮더라도 추가 검사를 통해 암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한 번의 수치만으로 암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재검사 결과와 연령, 가족력, 전립선 부피 등을 종합해 해석해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이장희 과장은 “PSA 기준치인 4.0ng/mL을 암 여부를 가르는 절대적인 경계선처럼 적용하지 않고 PSA 밀도와 반복 검사, 전립선 MRI 소견 등을 종합해 조직검사 필요성을 신중하게 판단한다”라며 “무증상일 때 연령대에 맞춰 자신의 PSA 수치를 파악하고 주기적으로 수치 변화 추이를 추적하는 것이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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