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시작한 미술품 거래, 세법은 어떻게 볼까[별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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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시작한 미술품 거래, 세법은 어떻게 볼까[별별법]

이데일리 2026-09-19 09:0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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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디엘지 장현지 변호사] 미술품 판매를 전업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 양도소득은 사업소득이 아니라 단순한 개인 자산의 처분으로 보아도 되는 것일까?

최근 미술품을 투자자산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아트테크’가 확산되면서 개인이 보유하던 미술품을 매각하여 상당한 차익을 얻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가 비과세 대상인지, 혹은 단순한 기타소득에 그치는지, 아니면 사업소득으로 보아 과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특히 직업으로서 미술품 거래를 영위하지 않는 일반 개인의 경우 스스로를 ‘개인소장가’로 인식하면서 세법상의 의무를 간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법무법인 디엘지 장현지 변호사.(사진=디엘지)
법무법인 디엘지 장현지 변호사.(사진=디엘지)


이와 관련 서울행정법원 2026년 2월 13일 선고 2025구합51889 판결은 미술품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의 성격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특히 ‘개인소장가’와 ‘사업자’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미술품을 매각해 거액의 양도차익을 얻고 이를 당초 사업소득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미술품의 양도가 사업자로서의 영업활동이 아니라 개인 소장가의 지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양도차익은 사업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종합소득세 감액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경정청구를 거부했고 이에 원고가 그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술품의 취득 및 처분 경위, 기존의 미술품 거래 형태, 사업 영위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당 거래가 단순한 자산 처분이 아니라 영리 목적의 계속적·반복적 활동에 해당한다고 봐 이 사건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원고의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과세관청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단일 거래의 형식이나 외형이 아니라 해당 거래가 이루어진 전체적인 맥락과 누적된 거래 양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소득의 성격을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법원은 원고가 비록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기는 했으나 장기간에 걸쳐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해온 사실이 있으며, 반복적인 미술품 거래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거래 횟수 자체는 많지 않더라도 각 거래가 고가의 미술품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 및 단기간 내 매각이 이루어졌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자산 처분을 넘어 영리 목적의 계속적·반복적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 법원은 원고의 ‘개인소장가’ 주장에 대해 해당 미술품이 원고가 개인사업자로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하던 당시 작성된 표준재무상태표상 재고자산으로 계상돼 있었고, 기존의 사업 활동과 동일한 맥락에서 취득·보유·처분된 점 등을 근거로 이를 배척했다. 즉 납세자가 스스로를 개인소장가로 인식하거나 특정 거래를 일회적 처분으로 주장하더라도, 객관적인 회계처리 및 거래 경위가 사업 활동의 일환으로 평가된다면 그 법적 성격 역시 이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미술품과 같이 ‘거래’와 ‘수집’의 경계가 모호한 자산에 있어서는 주관적 의도보다 외형적·객관적 자료가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이 사건은 소득세법상 기타소득 규정(제21조 제2항)의 적용 범위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해석을 보여준다. 법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화·골동품에 해당하지 않는 미술품의 경우 애초에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설령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을 하고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미술품 거래를 통한 소득에 대해 일정한 경우 과세를 완화하려는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업적 성격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사업소득 과세 원칙이 우선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법원은 위탁판매 방식이라는 거래 구조 역시 사업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을 좌우하는 요소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법원은 미술품 거래의 특성상 별도의 판매 조직이나 시설이 없이도 얼마든지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고, 위탁판매 방식의 경우에도 최종적으로 판매대금과 이익이 원고에게 귀속되는 이상 실질적으로 원고의 계산과 책임 하에 이루어지는 판매행위로 봄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결국 이 판결은 미술품 거래에 있어 ‘투자자’ 또는 ‘수집가’라는 외형적 지위만으로 과세 여부나 소득 구분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거래의 지속성·반복성, 규모, 보유 및 처분 방식, 회계처리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미술품을 투자자산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아트테크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반복적 거래를 수행하는 개인에게는 사업소득 과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개인이 미술품을 지속적으로 거래하는 경우에는 이를 단순한 취미나 투자 활동으로 인식하는 데 그치기보다는 거래의 빈도와 규모, 미술품의 취득·보유·처분 방식 등 자신의 거래 행태가 세법상 사업 활동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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