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워싱턴을 찾은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양자 회담을 갖고 한국의 대미(對美) 전략투자의 ‘결실’을 다짐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안보, 호르무즈 해협 문제 등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외교부와 미 국무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한 핵심축으로서 동맹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가장 먼저 테이블에 오른 의제는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였다. 양측은 현재 협의 중인 3천500억달러(약 480조원)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사업이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당초 한국 시간 전날로 예상됐던 첫 투자 사업 발표는 국회 보고 일정이 미뤄지면서 다음 주로 연기된 상태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두 장관이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전략 분야 전반에서의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특히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당시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에 명시된 투자 약속의 신속한 이행과 양국 핵심 산업의 공급망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팩트시트에는 상호관세 인하, 대미 투자,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경제·안보 전반에 걸친 합의가 담겨 있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이들 합의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두 장관은 현재 정세 평가를 공유하고,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는 양측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에 대한 공통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추진 의사를 밝힌 북미 대화 재개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두 장관은 북미 대화를 포함한 대북정책 전반에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역내 안보 현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측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고 역내 안정을 수호하는 데 한·미·일 3국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중동 정세와 관련해 루비오 장관은 이란 전쟁을 포함한 지역 분쟁 상황과 평화·안정 회복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설명했다. 조 장관은 중동 문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평가하며 공조 의지를 표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루비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조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한 한국 정부의 실질적 기여 의지를 설명하고, 이 사안과 관련해 한미가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과 관련해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중동에 파견돼 있는 청해부대의 역할을 언급하며 “해적 등 국민 안전 위협에 대응하는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은 검토·고심 중”이라고 밝혀, 파병 확대 대신 기존 자산의 임무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미국 기업의 한국 내 투자환경 문제가 거론됐다. 미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에 공정하고 투명하며 공평한 사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된 ‘쿠팡 사태’와 한국의 개정 정보통신망법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담은 지난 2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열린 한미 외교장관 양자 회담으로, 지난달 양측 장관이 전화 통화를 한 지 약 3주 반 만에 성사됐다. 외교부는 두 장관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긍정적 동력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 중인 협력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수시로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