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평범한 소득을 올리는 가구가 월급만 모아 내 집을 마련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월 500만원 수준의 소득을 벌더라도 생활비를 제외하고 절반을 꾸준히 저축한다면 서울 중간 가격대 주택을 사는 데 20년이 넘게 걸린다는 계산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KB부동산의 ‘2026년 8월 월간 주택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소득 3분위·주택가격 3분위 기준 10.43배로 집계됐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 연소득으로 나눈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에 비해 집값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지난해 같은 달 10.28배였던 서울 PIR은 올해 4월 10.19배, 5월 10.32배에 이어 6월 10.43배로 상승했다. 반면 전국은 4.36배로 서울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를 실제 저축 기간으로 환산하면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진다.
월급 절반 모아도 21년…고가 주택은 더 멀어졌다
해당 PIR을 기준으로 연소득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모두 모은다고 가정해도 약 10년5개월이 필요하다. 생활비 등을 제외하고 소득의 절반만 저축한다면 약 20년10개월, 저축률이 30%라면 약 34년9개월까지 늘어난다.
서울 안에서도 주택 가격대에 따른 격차가 크다. 중간 소득 가구가 가격 하위 20% 주택을 구입할 때 PIR은 3.03배지만 중간 가격대는 10.43배, 4분위 주택은 17.93배로 뛴다. 가격 상위 20% 주택은 무려 39.34배다.
소득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적용하더라도 39년 이상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소득에 따른 주거 구매력 차이 또한 뚜렷했다. 소득 하위 20% 가구가 서울 중간 가격대 주택을 구입할 경우 PIR은 26.72배에 달한다.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중간 가격 주택 PIR은 5.01배다. 고소득 가구도 서울 가격 상위 20% 주택을 구입하려면 PIR이 18.90배에 이른다. 전국의 소득·주택가격 상위 20% 기준 PIR 8.92배와 비교해도 두 배 이상이다.
다만 PIR을 곧바로 실제 주택 구입에 걸리는 기간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기존에 보유한 자산이나 주택담보대출, 저축 이자, 향후 임금 상승과 집값 변동 등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비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울 주택가격이 가구소득과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는 의미가 있다.
저축 가능한 금액이 줄어들수록 필요한 기간이 급격히 길어지는 만큼 실제 내 집 마련에서는 소득뿐 아니라 보유자산과 대출 여력, 주택 가격대에 따라 체감하는 진입 장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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