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차례상 장보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애호박과 무, 도라지 등 차례 음식에 자주 쓰이는 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장보기 비용도 함께 상승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가락몰에 따라 총비용 차이도 컸다.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얼마나 올랐는지, 어떤 품목의 가격 상승폭이 컸는지 알아본다.
◆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 29만원 넘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추석을 앞두고 서울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가락시장 가락몰 등 25곳에서 차례상 차림 비용을 조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는 추석 연휴 약 2주 전인 지난 9일 진행됐으며, 서울 8개 자치구의 전통시장 16곳과 대형마트 8곳, 가락몰을 직접 방문해 가격을 확인했다.
조사 대상은 차례상에 많이 쓰이는 성수품 34개 품목이며 6인 가족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했다. 대형마트에서 차례상을 준비할 경우 평균 29만711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6% 오른 금액이다. 전통시장은 24만5051원으로 지난해보다 3.5% 상승했지만 대형마트보다 약 4만5000원 적었다.
가락시장 안에 있는 종합 식자재 시장 가락몰은 22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5.6% 올랐지만 전통시장보다는 7%, 대형마트보다는 21.6% 낮았다. 세 유통업태 가운데 전체 차례상 구매비용이 가장 저렴했다.
◆ 애호박 43.8%·무 24.9% 상승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던 품목군은 채소류였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가락몰의 평균 가격을 비교한 결과 채소류는 지난해보다 14.7% 올랐다. 애호박은 43.8% 뛰었고 무는 24.9%, 도라지는 23% 상승했다.
여름철 이어진 폭염과 잦은 강우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점이 가격 상승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저장 물량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알배기배추는 지난해보다 9.6% 낮아졌고 대파도 2% 떨어졌다.
채소 다음으로는 축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다. 축산물은 지난해보다 7.4%, 수산물은 6.2%, 과일류는 3.6%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돼지고기 18.5%·동태살 20.1% 올라
육류와 수산물에서도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축산물 가운데 돼지고기는 지난해보다 18.5% 올랐고 소고기 국거리용은 10.5% 상승했다. 사육·도축 마릿수가 줄어든 점이 가격 상승 배경으로 꼽혔다. 반면 소고기 산적용은 0.3% 오르며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수산물에서는 동태살이 20.1%, 북어포가 10.8% 올랐다. 어획량과 재고량 감소가 가격 상승에 반영됐다. 반대로 부세조기는 정부 비축 물량이 풀리고 할인 행사가 진행되면서 지난해보다 6.4% 낮아졌다.
◆ 배·밤 오르고 곶감·대추는 내려
과일류는 품목별로 가격 흐름이 엇갈렸다. 사과는 지난해보다 0.1% 낮아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곶감은 12%, 대추는 14.5% 내려갔다. 반면 배는 12.7%, 밤은 15.4% 상승했다.
가공식품 가운데 송편은 지난해보다 5.9%, 맛살은 8.3%, 식혜는 3.7% 저렴해졌다. 부침가루와 청주는 각각 5.8% 올랐다.
◆ 나물·수산물은 전통시장, 일부 가공식품은 대형마트
구매 장소에 따라서도 품목별 가격 차이가 나타났다. 전통시장에서는 고사리와 깐도라지 등 나물류와 동태살·부세조기 등 수산물, 소고기·닭고기 등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송편과 다식, 맛살, 달걀 등 일부 가공·포장식품 가격이 전통시장보다 낮았다.
가락몰에서는 무와 대파, 애호박, 고사리, 깐도라지 등 채소류 가격이 비교적 낮았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축산물과 일부 가공식품도 다른 유통업태보다 저렴했고, 과일 중에서는 사과와 대추가 대형마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차례상 재료를 한곳에서 모두 사기보다 품목별 가격을 비교해 구입하면 장보기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4인 차례상 비용도 30만원 넘어
한국물가협회가 진행한 조사에서도 올해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올랐다. 협회는 지난 10~11일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 등 6개 도시 전통시장에서 차례상 품목 28개의 가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30만375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9만1810원보다 4.1% 오른 금액이다.
이 조사에서도 애호박의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다. 애호박 1개 가격은 2410원으로 지난해보다 92.8% 올랐다. 지난달 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일조량이 줄고 작황이 좋지 않았던 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무는 1개 2530원으로 24%, 달걀은 10개 2820원으로 8.9% 상승했다. 배는 5개 기준 2만7300원으로 지난해보다 16% 비싸졌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한국물가협회의 조사는 조사 날짜와 지역, 품목 수, 가족 인원 기준이 서로 다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조사는 9월 9일 서울 25곳을 대상으로 6인 가족 기준 34개 품목을 확인했고, 한국물가협회는 9월 10~11일 전국 6개 도시 전통시장에서 4인 가족 기준 28개 품목을 조사했다.
이번 가격은 조사 당시 기준이어서 실제 추석 장보기 시점에는 달라질 수 있다. 판매처 할인 행사와 산지 출하량, 시장 반입 물량에 따라 같은 품목이라도 가격 차이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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