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전자발찌 차고도 연락 계속…SNS에서 시작된 ‘비면식 스토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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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전자발찌 차고도 연락 계속…SNS에서 시작된 ‘비면식 스토킹’

위키트리 2026-09-18 21: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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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SNS에 남긴 사진과 댓글을 따라 일상을 추적하고 온라인에서 알아낸 정보를 토대로 집과 가족에게까지 접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서 시작된 ‘비면식 스토킹’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피해자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KBS1 ‘추적60분’ 1473회 ‘그들의 폰에는 스토커가 산다’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18일 방송되는 KBS1 ‘추적60분’ 1473회 ‘그들의 폰에는 스토커가 산다’에서는 SNS와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시작된 온라인 비면식 스토킹의 실태를 추적한다. 제작진은 전 프로게이머와 인터넷 방송 진행자, 음악 방송 유튜버, 일반인 피해자 등을 만나 범죄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현행 제도가 이를 충분히 막고 있는지 살펴본다.

‘팬’으로 시작해 전자발찌 차고도 계속된 연락

전 프로게이머 변세훈 씨는 은퇴 후 온라인 게임 방송 BJ로 활동하며 팬들과 소통해왔다. 그러나 방송 중 실수로 개인 전화번호가 노출된 뒤 한 사람에게서 대량의 메시지와 이메일, 전화가 계속됐고 결국 방송까지 중단하게 됐다고 제작진에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해당 인물은 변 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황에서도 연락을 멈추지 않았다. 거주 지역과 부모까지 언급하는 내용이 이어지면서 변 씨는 한동안 외출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호소한다.

변 씨는 상대방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상대를 전혀 모른다는 점에서 큰 공포를 느낀다고 말한다. 한쪽만 상대의 신상과 일상을 알고 있는 비대칭적 관계가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불안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또 다른 인터넷 방송 진행자 현주 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고 말한다. 가해자에게 벌금형이 내려졌지만 외출을 꺼리고 사람을 피하는 생활은 계속되고 있으며, 제작진은 ‘팬’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접근이 어떻게 스토킹으로 변하는지 들여다본다.

접근금지 내려져도 이어진 하루 20시간 방송

유튜브에서 음악 방송을 하는 배진영 씨는 2년째 스토킹 피해를 겪고 있다고 제작진에 밝혔다. 처음에는 팬이라며 접근했던 상대가 구애를 거절당한 뒤 태도를 바꿨고, 지속적인 괴롭힘이 이어지자 배 씨는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 이후에도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방송에 따르면 상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고 하루 최대 20시간 동안 배 씨와 그의 팬들을 비방하는 내용을 내보냈다.

접근금지 조치까지 내려졌지만 온라인 방송은 계속됐다. 배 씨는 잠정조치가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느낀다며 오히려 조롱당하는 기분이라고 제작진에 호소했고, 제작진은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상대를 직접 찾아가 그의 입장도 들어본다.

제작진은 피해자들이 제공한 SNS 메시지와 인스타그램 게시물, 유튜브 영상 등을 진술 분석 전문가들에게 의뢰했다.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태경 교수는 일부 사례에서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관계를 설정하고 상대를 통제하려는 욕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음식 사진 한 장이 집까지 찾아오는 단서로

온라인 스토킹은 인터넷 방송 진행자나 유명인에게만 발생하는 범죄가 아니다. 제작진이 만난 일반인 피해자들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이 SNS에 남긴 게시물을 추적해 자신과 가족의 거주지를 알아낸 뒤 직접 찾아오는 일까지 있었다고 증언한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SNS에 음식 사진을 올리면 상대가 해당 장소를 찾아내 직접 찾아왔다고 말한다. 일상적으로 올린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게는 위치와 동선을 파악하는 단서로 쓰인 셈이다.

얼굴조차 모르는 상대가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른다는 공포도 피해를 키운다. 일부 피해자들은 주변 사람을 의심하게 되고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 등 심리적 고통까지 겪었다고 제작진에 호소한다.

스토킹 범죄 피해를 연구해 온 김보화 젠더폭력연구소 소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피해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온라인에서 얻은 정보를 실제 접근에 이용하거나, 오프라인 스토킹 과정에서 다시 온라인 괴롭힘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두 공간이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스토킹 자체도 하나의 피해

온라인 스토킹은 다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만을 기준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복적인 메시지와 게시물, 비방 방송만으로도 피해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과 공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보화 소장은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행위 자체의 피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현실 범죄로 발전하기 전 단계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지속되는 감시와 괴롭힘 역시 독립적인 피해로 인식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지난해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 입건 건수는 전년 대비 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NS와 인터넷 방송처럼 일상과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비면식 관계에서 시작되는 스토킹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스토킹처벌법 제정 계기 된 조혜연 사례

최정상급 여성 프로 바둑기사 조혜연 씨도 비면식 스토킹 피해를 겪었다. 조 씨는 2020년 자신이 운영하는 바둑학원에 한 남성이 반복적으로 찾아와 소란을 피우자 스토킹 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린 바 있다.

해당 인물은 조 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던 ‘바둑 팬’이었다. 방송에 따르면 술에 취한 채 학원을 찾아와 어린 학생들까지 위협하는 소란을 여러 차례 벌였지만 당시에는 이를 직접 제재할 수 있는 스토킹 관련 법적 수단이 충분하지 않았다.

당시 가해자에게 우선 적용된 처분은 경범죄에 따른 벌금 5만원이었다. 이후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됐지만 조 씨는 지금도 언제 다시 상대가 자신을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조 씨는 자신의 이름만 검색해도 운영하는 학원 위치와 경기 일정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현재의 평온한 일상을 두고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 위의 행복’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SNS에 남긴 흔적이 스토킹의 도구가 되는 시대

디지털 환경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사진과 동선, 취향과 생활을 공개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남은 흔적을 특정인이 집요하게 수집하고 조합하면서 피해자의 실제 생활을 추적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시작된 스토킹이 현실 공간으로 이어질 경우 피해자는 일상 전체를 바꿔야 할 정도의 공포를 겪을 수 있다. 외출을 줄이고 방송을 중단하거나 주변 사람과의 관계까지 의심하게 되는 등 피해가 장기간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방송에서는 팬을 자처하며 접근한 뒤 연락과 비방을 반복한 사례부터 SNS 정보를 이용해 실제 거주지를 찾아간 경우, 접근금지 조치 이후에도 온라인 활동을 이어간 사례까지 다양한 비면식 스토킹 피해를 다룬다. 현행 스토킹처벌법과 관련 제도가 빠르게 변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피해자를 얼마나 보호할 수 있는지도 함께 짚는다.

KBS1 ‘추적60분’ 1473회 ‘그들의 폰에는 스토커가 산다’는 9월 18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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