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에서 어깨동무를 피하는데도 재차 시도한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 문의가 이어졌다. /셔터스톡
시끄러운 클럽 안, A씨는 마음에 드는 여성 B씨에게 말없이 어깨동무를 하며 관심을 표했다. B씨는 몇 초간 함께 춤을 춰주다 A씨 나이를 물었고, 신분증까지 확인했다.
A씨가 다시 어깨동무를 하자 B씨는 몸을 숙여 빠져나갔다. A씨는 B씨가 물건을 줍는 줄 알고 다시 어깨동무를 했다. B씨가 또다시 몸을 숙여 피하자, 그제야 거절의 뜻을 알아차리고 행동을 멈췄다.
어깨와 옆구리 부근 접촉이었고, 다른 신체 부위를 만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A씨는 B씨가 자신을 신고할까 불안에 떨고 있다. 한순간의 오해로 성범죄자가 될 수 있는 걸까?
엇갈린 신호, 어디까지가 동의일까
A씨의 사연에서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B씨가 몸을 숙여 빠져나간 행위다. B씨가 말로 거절하지는 않았지만, 이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법적 평가가 갈릴 수 있다.
처음 어깨동무를 했을 때 B씨가 함께 춤을 춰준 것은 A씨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하지만 이것이 이후 모든 신체접촉까지 허락한 암묵적 동의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변호사들의 분석이다.
법적으로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신체 접촉을 함으로써 성적 자유를 침해할 때 성립한다. 판례는 신체 접촉에 대한 동의는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쟁점은 B씨가 몸을 피한 행동이 '동의 철회' 및 '거절 의사'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A씨가 이를 알고도 접촉을 이어갔는지 여부다.
"추행 고의 없었다"는 주장, 입증이 관건
결론부터 말하면 A씨의 행동은 강제추행으로 문제 될 소지가 있다. 다만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잘 소명한다면 무혐의를 다퉈볼 여지도 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상대방이 몸을 숙여 벗어나는 행동을 두 차례 보였는데도 다시 접촉한 부분은, 수사기관 입장에서 거절 의사를 인식했음에도 접촉을 이어간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A씨가 B씨의 행동을 오해했고, 거절을 인지한 즉시 멈췄다는 점은 유리한 사정이다.
법무법인 도아 오수비 변호사는 “시끄러운 환경, 잠깐 함께 춤을 춘 사정, 곧바로 중단한 점은 고의나 추행 정도를 다투는 데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의 안 해도 기소유예 가능성
만약 B씨가 신고하면 통상 수 주에서 수개월 내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초범인 점, 범행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진심 어린 반성과 함께 공탁을 시도한 정황 등이 종합되면 기소유예나 선처를 이끌어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양형자료로는 반성문, 재범방지 서약, 초범임을 입증하는 서류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변호사들은 클럽 CCTV 영상이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확보를 시도해볼 것을 권했다.
Copyright ⓒ 로톡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