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9만원짜리 게임 금메달도 품절…중고시장선 1100만원 '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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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만원짜리 게임 금메달도 품절…중고시장선 1100만원 '호가'

르데스크 2026-09-18 17:06:03 신고

수백만원에 달하는 게임 기념메달이 출시 직후 품절되면서 단순 소장품을 넘어 향후 재판매 가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출시한 '디아블로 30주년 기념 금메달'은 판매가격이 479만5000원에 달하지만 공식 쇼핑몰의 1차 판매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앞서 출시된 메이플스토리 금메달은 중고시장에 출시가격의 약 2.8배인 1100만원에 매물로 등장했다. 금값 상승에 게임 팬덤과 한정판 수집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귀금속 기념품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는 모습이다.

 

한국조폐공사 공식 쇼핑몰에 따르면 디아블로 30주년 기념 금메달은 순도 99.9%의 금 15.55g으로 제작됐으며 전 세계 발행량은 500장이다. 순도 99.9%의 은 31.1g으로 제작한 은메달은 33만3000원으로 총발행량은 2500장이다. 공식몰에 안내된 1차 판매 수량은 금메달 200장, 은메달 800장으로 두 상품 모두 출시 당일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남은 수량은 향후 2차 예약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안내돼 있다.

 

게임을 소재로 한 귀금속 기념메달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조폐공사는 2023년 넥슨코리아와 협업해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기념메달'을 출시했다. 순도 99.9%, 중량 31.1g의 금메달 500장은 개당 396만원에 판매됐으며 같은 중량의 은메달은 25만3000원에 총 5000장이 제작됐다. 판매 당시 구매자가 몰리면서 조폐공사 쇼핑몰 접속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같은 해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기념 금메달 400장을 개당 418만원에 선보였다. 이후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소재로 한 기념메달까지 출시하는 등 조폐공사와 게임·e스포츠 IP 간 협업 범위도 점차 확대됐다. 과거 국가 행사나 역사적 인물, 문화유산 등이 기념메달의 주요 소재였다면 최근에는 게임과 e스포츠까지 영역이 넓어진 셈이다.

 

▲ 서울 명동의 한 화폐·주화 매장에 전시된 기념주화 사진. 같은 귀금속으로 제작됐더라도 발행량과 보존 상태·수집 수요에 따라 거래가격이 달라진다. ⓒ르데스크

  

수집업계에서는 게임과 같은 인기 IP를 결합한 기념메달이 기존 화폐·메달 수집가뿐 아니라 해당 작품을 즐기는 이용자까지 새로운 구매층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평소 귀금속이나 기념주화를 수집하지 않던 소비자도 자신이 오랫동안 즐긴 게임의 캐릭터와 상징, 기념 연도가 새겨진 제품에는 별도의 소장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폐·우표 수집 전문업체 수집뱅크코리아의 김정식 대표는 "기존 화폐 수집가뿐 아니라 해당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구매 수요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하나쯤 기념으로 가지고 싶다는 심리가 생길 수 있고 발행량도 적다 보니 소장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금과 은이라는 소재 차이는 구매층을 나누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디아블로 기념메달의 경우 금메달 판매가격은 479만5000원, 은메달은 33만3000원으로 두 상품 간 가격차가 446만2000원에 달한다. 메이플스토리 기념메달 역시 출시 당시 금메달은 396만원이었던 반면 은메달은 25만3000원이었다.

 

수백만원을 한 번에 지출해야 하는 금메달과 달리 은메달은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 형성돼 있어 젊은 게임 팬이나 입문 수집가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고가의 금 제품을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젊은 수집가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은메달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게임 기념품을 소장하려는 목적이라도 어떤 귀금속으로 제작됐는지에 따라 필요한 비용과 구매층이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게임 기념메달의 높은 구매 열기는 중고시장의 가격 기대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확인한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기념 금메달'의 판매 희망가는 1100만원이었다. 출시가격인 396만원보다 704만원, 약 178% 높은 가격으로 출시가의 약 2.8배 수준이다.

 

▲ 중고 플랫폼에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기념 금메달' 게시글 사진. 판매 희망가가 1100만원으로 올라왔다. [사진=중고나라 갈무리]

  

판매자는 기념메달과 함께 제공된 구성품이 모두 포함돼 있으며 외부 포장 비닐은 개봉했지만 금메달 자체는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꺼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판매 게시물에는 총 500장만 제작된 한정판이라는 점과 게임업계 최초로 한국조폐공사와 협업한 기념메달이라는 점도 강조돼 있었다. 단순히 금의 중량뿐 아니라 한정판이라는 희소성과 게임 IP의 상징성이 판매 희망가격에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달이 출시된 이후 금 자체의 가격이 크게 오른 점도 재판매 가치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금메달이 출시된 2023년 8월 말 KRX 금시장의 금 1㎏ 종목 종가는 1g당 8만2790원이었다. 올해 9월17일 같은 종목의 종가는 1g당 19만1970원으로 약 132% 상승했다. 

 

이를 메이플스토리 금메달과 동일한 중량인 31.1g에 단순 적용하면 금 자체의 참고 가치는 약 257만원에서 약 597만원으로 높아진다. 약 3년 사이 금 시세를 중량에 적용한 금액만 약 340만원 증가한 셈이다. 다만 이는 KRX 금시장 가격에 단순히 메달 중량을 곱한 참고 수치로 실제 기념메달의 중고 거래가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 중고시장에서도 판매자와 구매자가 생각하는 적정가격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같은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기념 금메달을 604만원에 구매하겠다는 게시물이 확인됐다. 작성자는 지난달 6일 당시 금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해 구매하겠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604만원은 최초 판매가격인 396만원보다 208만원 높지만 1100만원의 판매 희망가와 비교하면 496만원 낮다. 특히 두 가격 모두 실제 거래가 완료된 금액이 아니라 각각 판매자가 제시한 희망가격과 구매 희망자가 제시한 가격이다. 판매자는 한정판과 게임 IP의 소장 가치를 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반면 구매 희망자는 금 자체의 시세를 주요 가격 기준으로 삼고 있어 동일한 제품을 바라보는 가치평가 방식에도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 88올림픽 기념주화 사진. 수집시장에서 기념주화의 가치는 발행량과 보존 상태·수집 수요에 따라 달라지며 금·은 소재로 제작된 주화는 귀금속 시세의 영향도 받는다.ⓒ르데스크

 

과거 올림픽 기념주화 역시 출시 당시 구매 열기와 이후 수집시장의 평가가 달라진 사례로 거론된다. 김 대표는 발행 당시 높은 관심을 끌었던 상품이라도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수집 수요보다 많아지면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금과 은 가격이 상승하면서 평가금액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이는 수집품 자체의 인기 상승보다는 원재료 가격 변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수집품의 가격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만으로 좌우되지 않고 특정 주제의 인기도에 따라 달라진다"며 "발행량이 많아 수집 수요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프리미엄이 크지 않고 금·은의 소재 가격을 중심으로 거래가격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확인되는 중고시장 가격은 실제 체결가격이 아닌 희망가격인 만큼 단순히 높은 매물 가격만으로 해당 제품의 시장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고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금 시세가 오르면서 귀금속 자체의 가치가 높아진 부분과 팬덤·희소성으로 형성된 수집품 프리미엄을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순한 메달이 아니라 게임 지식재산권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희소성과 팬덤에 따른 선호가 결합한 상품이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지고 싶다는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시대에는 희소한 물건을 다른 사람들이 보고 관심을 가지면서 수요가 한꺼번에 집중될 수 있다"며 "팬덤과 지식재산권이 연결된 상품은 희소성이 유지되고 이를 원하는 소비자층이 지속된다면 인터넷 이전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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