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김병진 기자] 커피값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 체감 가격 부담은 카페 밖으로 수요를 밀어내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커피 물가지수는 146.06(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여기에 국제 생두 가격 상승이 원가 부담 요인으로 거론되면서, 유통업계와 제조업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홈카페용 제품과 실속형 아메리카노를 앞세워 대응하고 있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원재료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18일 스틱당 최저 99원 수준의 '프렌치카페 데일리 아메리카노'를 출시하면서도 "국제 생두 가격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자체 동결건조(FD) 커피 제조 설비와 생산 노하우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원가가 오르는 국면에서도 제조 효율을 높여 소비자가 체감하는 판매가 인상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카페 메뉴와 홈카페 제품의 가격 차이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카페 콜드브루는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500~1000원 비싼 수준으로 소개됐다. 반면 폴 바셋의 300㎖ 콜드브루 원액은 최대 15잔 제조 기준 한 잔당 약 1300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카페 한 잔 가격과 비교해 절약 폭이 뚜렷해지면서, 집이나 사무실에서 물이나 우유에 희석해 마시는 대체 수요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유통 지표도 홈카페 이동을 보여준다. 컬리에 따르면 지난 8월 콜드브루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고 판매 상품 수는 35% 늘었다. 모모스커피의 주요 콜드브루 제품 거래액은 같은 기간 10배 이상 뛰었고, SSG닷컴의 올 2분기 '더치커피' 카테고리 매출도 4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취향에 맞는 음료를 집이나 사무실에서 손쉽게 만들어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보관이 쉽고 음용이 간편한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자체브랜드(PB) 커피 판매도 같은 흐름에 올라탔다. 지난 6월부터 9월 15일까지 롯데마트의 전체 커피 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고, 같은 기간 PB 커피 음료 매출은 52.8% 늘었다. 이마트 노브랜드에서도 같은 기간 커피 전체 매출이 9.5% 증가했으며 원두·티백·믹스 등 비액상 커피 매출은 16.9% 늘었다. 카페 이용을 완전히 대체하진 않더라도, 일상 소비의 일부가 보다 저렴한 채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프랜차이즈와 식품업체의 가격 전략은 양극화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메가MGC커피처럼 전용 우유를 활용한 '하우스밀크 라떼' 등 차별화 메뉴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남양유업처럼 99원 스틱커피와 900원대 컵커피로 실속형 수요를 공략한다. 남양유업의 200mL '프렌치카페 악마의유혹' 2종은 출시 약 한 달 만에 도매 단일 경로 기준 주문량 21만개를 기록했다. 김정현 남양유업 카테고리 매니저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커피에서도 가격과 품질을 함께 고려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자체 커피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컵커피와 스틱커피 등 다양한 음용 방식과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 선택지를 지속적으로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 브랜드의 결제 흐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벅스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1161억2000만원으로 7월 대비 5.5% 증가했다. 다만 같은 시기 홈카페용 원액, PB 음료, 저가 스틱커피 판매가 함께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전체는 고가 매장 커피와 절약형 대체재가 병행 소비되는 구조로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최근 커피 가격 추이는 원재료 부담에 따른 가격 압박, 카페 메뉴에 대한 체감 부담, 이를 겨냥한 실속형 제품 확대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소비자는 더 싼 대안을 찾고, 업체는 가격대별 상품으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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