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면 옷장을 한 번 뒤집게 된다. 여름옷을 밀어 넣고 작년 겨울에 입던 니트를 꺼내 보면, 분명 깨끗하게 빨아서 넣어 둔 옷인데 팔꿈치와 옆구리에 보풀이 하얗게 올라와 있고 코에 대면 꿉꿉한 냄새가 난다. 그대로 입고 나가기가 꺼려져 결국 다시 세탁기에 넣게 된다.
그래서 니트를 옷걸이에 걸어 두거나, 접어서 쌓은 위에 방향제를 하나 올려 두는 집이 많다. 그런데 걸어 둔 니트는 어깨가 뾰족하게 솟고, 쌓아 둔 니트는 냄새만 잠깐 덮일 뿐 다음 해에 꺼내면 상태가 비슷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종이 한 장이다. 습자지나 신문지를 니트와 니트 사이에 한 장씩 끼워 두면 보풀과 냄새를 같이 줄일 수 있다.
걸어 둔 니트는 어깨가 솟고 쌓아 둔 니트는 냄새가 배는 이유
니트는 실을 고리처럼 엮어 만든 옷이라 조직이 성글고 늘어나는 성질이 있다. 옷걸이에 걸면 옷 전체 무게가 어깨 두 곳에 몰리고, 몇 달을 그대로 두면 어깨선이 옷걸이 모양으로 뾰족하게 솟아 다림질로도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니트는 접어서 눕혀 두는 쪽이 모양이 유지된다.
다만 접어서 쌓는 순간 다른 문제가 생기는데, 서랍이나 정리함 안은 공기가 거의 움직이지 않아 장마철에 들어온 습기가 옷 사이에 그대로 갇힌다. 모나 앙고라, 캐시미어처럼 동물 털이 많이 섞인 옷일수록 습기를 잘 머금어서, 물기가 오래 남으면 꿉꿉한 냄새가 배고 심하면 곰팡이 자국이 남는다. 게다가 니트끼리 맞닿은 면은 위에서 눌린 채 미세하게 쓸리면서 잔털이 일어나 보풀이 된다.
종이는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줄여 준다. 종이는 공기 중의 물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옷 사이에 남은 습기를 대신 먹어 주고, 니트와 니트가 직접 닿지 않게 사이를 갈라놓아 쓸리는 자리를 없앤다. 값도 들지 않고 서랍 높이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
니트 사이에 종이 끼워 보관하는 방법
준비물은 니트를 접었을 때 크기와 비슷한 종이면 충분하다. 습자지나 한지가 가장 무난하고, 없으면 신문지를 반으로 접어 써도 된다. 다만 흰색이나 연한 색 니트에는 잉크가 묻어날 수 있으니 신문지 대신 습자지나 한지를 쓴다. 시작하기 전에 니트는 반드시 세탁해서 완전히 말린다. 눈에 안 보여도 땀과 먼지가 남아 있으면 그대로 냄새가 된다.
먼저 니트를 평평한 바닥에 펴 놓고 양쪽 소매를 몸판 안쪽으로 접은 다음, 아래에서 위로 한 번 접어 A4 용지만 한 크기로 만든다. 손으로 눌러 주름을 펴 두면 다음에 꺼냈을 때 접힌 자국이 덜 남는다.
접은 니트를 서랍에 한 벌 넣고 그 위에 종이를 한 장 덮은 뒤, 다음 니트를 올리고 다시 종이를 한 장 덮는 식으로 쌓는다. 한 칸에 서너 벌 정도가 적당하고, 서랍이 뻑뻑하게 닫힐 만큼 눌러 담지 않는 것이 좋다. 꽉 채우면 아래쪽 니트가 계속 눌려 보풀이 생기기 쉽다.
다 쌓았으면 제습제나 숯을 서랍 한쪽 구석에 같이 넣어 둔다. 니트 위에 직접 올리면 자국이 남을 수 있어 벽 쪽에 세워 두는 편이 안전하다. 비닐 커버는 씌우지 않는다.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오히려 냄새가 심해진다. 두세 달에 한 번 서랍을 열어 보고 종이가 축축하거나 우글거리면 새것으로 갈아 주고, 그때 서랍 문을 한동안 열어 두면 안쪽 공기도 바뀐다.
환절기에 옷장을 정리하면서 종이 몇 장을 같이 끼워 두는 일은 손이 얼마 가지 않는다. 겨울에 니트를 꺼냈을 때 세탁기부터 돌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해 볼 만한 일이다.
Copyright ⓒ 뉴스클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