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의혹’ 핵심 당사자인 양수진씨가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저는 많은 직함과 자격증을 갖고 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초대한 기업인 500명에 당당히 끼었다”며 룸살롱 마담으로 지칭되는 부분이 가장 억울하다고 밝혔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씨는 전날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 ‘독한기자 킨’과의 인터뷰를 통해 “온 국민의 적이 된 것 같고, 김승원 의원께 죄인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양씨는 이번 인터뷰가 김 후보자 측과 사전에 연락하거나 조율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직접 인터뷰에 나선 것이라며 김 후보자에게 연락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너무 죄송해서 연락을 당연히 못 드린다”며 “무슨 염치로 그분께 연락을 드리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김 후보자에게 불법적인 청탁을 하거나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양씨는 “법적으로 잘못한 것은 정말 없다고 생각한다”며 “김 의원님께 어떠한 범죄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는데 너무 죄송해서 연락을 당연히 못 드린다”고 했다.
김 후보자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양씨는 김 후보자를 판사 시절부터 알고 지냈지만 당시에는 특별히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고 했다.
자신의 식당 등을 통해 교류하면서 관계가 가까워졌고, 2013년 자신이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에 연루됐을 당시 김 후보자가 법률대리인을 맡으면서 인연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전거 모임 등을 함께하며 친분이 깊어졌다는 게 양씨의 주장이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해서는 당시 자신이 제넨셀 설립자인 강세찬씨가 보여준 자료를 믿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당시 강씨가 제시한 자료를 보고 치료 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했고, 제넨셀 임상시험과 관련한 내용을 김 후보자뿐 아니라 여러 지인에게 문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된 자료에 허위나 조작된 내용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몰랐다”며 “그걸 알았으면 제가 부탁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등 해외에서도 해당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김 후보자에게 전달했지만, 오히려 김 후보자가 기술의 ‘국부 유출’을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정치후원금 500만원과 관련해서도 양씨는 별도의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씨에 따르면 강씨가 다시 김 후보자에게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하자 양씨는 강씨에게 “부탁만 드리기 죄송하니 후원이라도 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이후 김 후보자의 공식 후원계좌를 전달했다.
하지만 강씨는 해당 연말 실제 후원금을 보내지 않았고, 김 후보자 역시 “마음만 받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는 게 양씨의 설명이다.
양씨는 이후 이듬해 다시 김 후보자에게 후원금을 보내거나 별도로 돈을 전달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자신을 ‘룸살롱 마담’ 등으로 지칭한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양씨는 청담동에서 식당과 바를 운영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룸살롱을 운영하거나 마담으로 일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며 “알려진 것 중 제일 억울한 건 술집 마담”이라고 강조했다.
양씨는 여성기업인 관련 단체에서 활동해왔으며, 2023년 5월2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도 기업인 자격으로 초청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행사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중소기업인 500여명과 주요 대기업 총수 등이 참석, 양씨는 공교롭게도 이 행사장에서 검찰로부터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았다는 양씨는 “사실대로 설명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담당 검사에게 “영장 청구가 뭐냐”고 물을 정도로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송영길 전 의원과 최재성 전 의원, 한병도 전 의원 등 정치인들의 이름도 등장한다.
양씨는 정치인들과 알고 지낸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제넨셀 임상시험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나 금전 거래를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전 의원에 대해서는 특별히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고 했다. 지인들과 함께 자신의 식당을 찾은 적이 있는 정도라는 설명이다.
최재성 전 의원과 관련해서는 관련 내용을 문의한 적이 있지만 “오지랖 부리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으며, 이 같은 내용은 검찰 조사에서도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양씨는 녹취록에서 자신이 정치권 인맥을 과시한 듯한 태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철이 없었다”며 “왜 안다고 그렇게 과시했을까 하는 생각에 스스로 많이 자책한다”고 했다. 이어 “오지랖 넓게 살았던 것도 후회된다”며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향해 “미안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사과가 불법적인 청탁이나 금품 제공을 인정하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양씨는 “사람을 좋아했고 사람을 믿고 마음을 열었던 것도, 오지랖 넓게 살았던 것도 지금은 후회한다”며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할애해 줬으면 좋겠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양씨는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하면서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씨는 이날 오후 4시3분께 남색 외투와 반바지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법원에 들어섰으며, 법원 보안관리대 직원의 보호를 받았다. 양씨는 전날 법원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와 강씨는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 재판에 출석했다.
당초 이날 강씨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관련 별도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연기되면서 피고인신문도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성준규 재판부는 별도 사건의 항소심 선고기일이 이달 말로 연기된 사실을 확인한 뒤 “이번 사건과도 일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 판결 선고 결과를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1심 재판은 11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성준규 판사는 이날 다음 공판기일을 11월12일 오후 4시로 지정하고, 특별한 다툼이 없다면 이날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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