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코스피는 0.04% 하락하는 데 그치며 6,710선을 지켰다. 금리 인상 우려가 앞서 시장에 반영된 데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인식이 지수를 떠받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6포인트(0.04%) 내린 6715.41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37% 반등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1% 넘게 올랐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61.05포인트(0.91%) 오른 6779.02로 출발해 개장 직후 6795.53까지 상승했다. 이후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하락 전환했고 장중 6697.85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20포인트(0.76%) 오른 822.18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하며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외국인 2.3조 매도에도 6,715선 방어···기타법인 1.7조 매수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280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137억원과 1587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타법인은 1조7045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기타법인의 대규모 매수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2조원대 매물에도 코스피가 약보합에 그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는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39% 내린 25만2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0.80% 하락한 17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내 증시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은 긴축 우려가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93%를 웃돈 만큼 실제 인상 자체는 새로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직전 25bp 금리 인상 확률을 93.5%로 선반영한 만큼 시장 충격 변수는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가 확인되면서 최근 급등했던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됐다. 기준금리 인상은 단기물 금리에 부담을 주지만 물가 기대를 억제하면 장기물 금리의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장기금리가 안정될 경우 코스피의 7000~7100 구간 상단 저항도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면 가격 전가력이 낮거나 재무 부담이 큰 기업보다 반도체와 에너지 등 이익 방어력이 높은 업종으로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3년2개월 만에 금리 인상···환율 1382원 급등
연준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조정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의 공급 충격 관련 문구를 삭제하고 미국 내 지출이 견조하다는 판단을 추가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매파적인 연준의 태도는 외환시장에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오후 3시30분 기준가는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382.2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1377.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한때 1384.5원까지 상승했다. 오후 3시30분 기준 환율이 138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3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부터 6거래일 동안 46.1원 급등했다. 연준의 긴축 재개와 국제유가 상승,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동시에 원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100.161로 100선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18일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결정이 다음 변수로 꼽힌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강조하면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원화도 동반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1380원선이 환율의 지지선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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