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유진 기자 | 코스피가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속도 조절 우려와 금리·유가 상승 등 대외 변수로 인해 박스권에 갇혀 있다. 시장에선 뚜렷한 상승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분간 횡보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16일) 기준 6717.9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장중 9000선을 넘어선 뒤 급락한 코스피는 8월 이후 6500~70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9일 7000선을 회복했지만 2거래일 만에 다시 내주며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최근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AI 투자에 대한 속도조절론이다. AI 관련 기업의 막대한 투자와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관련주 주가가 조정을 받자 국내 증시의 핵심 상승 동력인 반도체주에도 경계감이 확산됐다.
여기에 금리와 유가 상승도 증시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심리적 저항선인 5%선을 넘어서며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전쟁 재충돌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며 통화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3.75~4.00%로 조정했다.
▲ '삼전닉스 실적 개선세' 증시 하단 버팀목
상황이 이렇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세와 AI 관련 수요 확대 기대는 여전히 증시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수급 측면에서 주요 투자 주체의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기타법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지수 하단을 방어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개인, 기관이 각각 19조4714억 원, 7조7827억 원, 2조7730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타법인은 30조858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의 횡보는 이익 훼손보다 유가와 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재조정의 성격이 강하다"며 "향후 유가와 장기금리가 안정되고 디램(DRAM)·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상승과 이익 추정치 상향이 이어진다면, 외국인 수급 개선과 함께 반도체 중심의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코스피의 중장기 상승 추세는 유효하지만, 당분간은 매물 소화와 투자심리 회복을 거치는 루트(√)자형 반등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금리, 유가 등 실물경제와 연결되는 변수들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AI 투자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코스피는 6400~7500선 박스권에서 횡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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