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팬’이라는 포장지… 주거침입·스토킹이 어떻게 ‘팬 활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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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팬’이라는 포장지… 주거침입·스토킹이 어떻게 ‘팬 활동’인가

스포츠동아 2026-09-17 16:48: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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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어라운드어스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어라운드어스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팬과 스타 사이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무너지고 있다. 공항과 촬영장을 쫓는 수준을 넘어 불법으로 주소를 구해 숙소에 침입하고, 실제 거주지를 찾는 일마저 잇따르며 일명 ‘사생팬’에 대한 제재가 더욱 강력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 양요섭은 최근 개인 SNS에 “제가 사는 곳에 제발 오지 마세요. 부탁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자신의 집은 웹 예능을 통해 이미 공개됐다며 “그거 봐주세요. 제발”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콘텐츠를 통해 공간을 즐기는 것과 현실 주거지를 직접 찾아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분명한 경고성 메시지였다. 

사진│빅히트뮤직(하이브)

사진│빅히트뮤직(하이브)


그룹 코르티스가 얼마 전 겪은 피해 사례는 ‘선을 넘은 팬심’이 형사사건으로 비화하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외국인 피의자 2명이 7월 SNS를 통해 코르티스의 숙소 주소를 불법 구매한 뒤 무단으로 출입한 일이 있었다. 이들은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지만 최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범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재판에는 넘기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불복의 뜻을 전하고는, 숙소 주소를 사고파는 행위와 주거지 침입 등을 소속 가수의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기소 여부에 대해 다시 법적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조계에서도 이를 위법행위로 본다. 현행 스토킹 처벌법은 상대 의사에 반해 주거지 주변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며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스토킹으로 규정하며, 실제 침입 시 주거침입죄가 별도로 성립한다.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임에도 무분별한 선처나 기소유예 처분으로 법적 처벌이 무산되는 일이 반복되면 범죄 예방 효과가 희미해진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사생팬’이라는 용어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가린다고 지적한다. 주소 거래와 무단 침입, 사생활 침해라는 엄연한 범죄 행위에 ‘팬’이라는 단어를 붙여 마치 ‘지나친 팬 활동’의 일환처럼 포장한다는 이유에서다.


곽현수 기자 hskwak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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