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케이블카 말고 곤돌라는 안되나…법원 제동에 사업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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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 케이블카 말고 곤돌라는 안되나…법원 제동에 사업 표류

연합뉴스 2026-09-17 16:09: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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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완전중단 시 매몰비용 110억원…국토부 시행령 개정도 지지부진

서울시,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 지속 건의해 곤돌라 사업 추진 방침

서울시 G3기획위, 남산 곤돌라 상부 승강장 예정지 현장점검 서울시 G3기획위, 남산 곤돌라 상부 승강장 예정지 현장점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서울시의 미래 성장전략을 논의하는 'G3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균형발전특별분과 위원들이 25일 서울 중구 남산 정상 부근 곤돌라 상부 승강장 예정지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남산을 오가는 곤돌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케이블카를 독점적으로 운영해온 한국삭도공업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한 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6.8.25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서울시가 남산에 기존 케이블카 이외 곤돌라를 설치하는 사업이 공정률 15%에서 멈춰선 채 표류하고 있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17일 서울시가 아닌 케이블카 독점운영 업체 측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는 재판 결과와 관계 없이 국토교통부의 관련 시행령 개정을 건의해 곤돌라를 설치한다는 구상이지만, 이 또한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케이블카는 상행 탑승기가 올라가면 하행 탑승기가 내려오는 방식이고, 곤돌라는 여러 대의 탑승기가 줄에 매달려 멈춤 없이 손님을 태우고 내리게 한다.

남산 곤돌라는 명동과 남산 정상부를 잇도록 설계됐다.

10인승 캐빈(탑승기) 25대로 시간당 2천명 이상을 수송하며,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도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남산은 연평균 방문객이 1천200만명에 육박하는 주요 명소지만, 정상부 접근성이 열악하다고 꼽힌다.

현재 48인승 캐빈 2대 규모의 남산 케이블카가 운영되고 있으나 용량이 부족하다. 지난해 케이블카 전체 이용객은 170만명이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이 케이블카를 타려면 명동역에서 약 850m를 이동하며 7개 교차로를 지나야 한다.

이에 서울시가 곤돌라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 측이 2024년 9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자연공원구역'을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한 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다.

이 업체는 1962년부터 남산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해왔다.

법원은 2024년 10월 케이블카 업체 측 신청을 받아들여 본안 판결 전까지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 효력을 일시 중단했고 이에 따라 곤돌라 조성사업은 멈춰 섰다.

이날 서울고등법원도 업체 측 손을 들어주면서 2년 이상 공사 재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전체 남산 곤돌라 사업비 440억원 가운데 110억원가량이 투입됐고, 만약 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면 그만큼 매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남산 곤돌라 하부 승강장 예정지 남산 곤돌라 하부 승강장 예정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5일 서울 중구 남산 예장공원 부근 곤돌라 하부 승강장 예정지 모습.
서울시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남산을 오가는 곤돌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케이블카를 독점적으로 운영해온 한국삭도공업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한 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6.8.25 cityboy@yna.co.kr

시는 소송과 무관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도 촉구해왔다.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도 일정한 조건 아래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개정안은 작년 6월 국토교통부 장관 승인을 받아 입법 예고까지 마쳤지만, 국무회의 심의 등 후속 절차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절차 이행 요구를 하고 있지만 국토부에서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8일부터는 개정 궤도운송법 시행령이 시행된다.

한 번 허가받으면 영구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던 기존 제도를 바꿔 허가 유효기간을 최대 20년으로 제한하고 재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운영 기간이 이미 20년을 초과한 사업자는 법 시행일부터 2년 이내에 재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한국삭도공업이 남산 케이블카 운영을 위한 서울시의 재허가를 받아내지 못하면 남산 곤돌라 사업이 다시금 탄력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재허가 요건과 관련한 세부 내용은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시행령에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삭도공업이 재허가를 받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가 임의로 요건을 정해 한국삭도공업을 의도적으로 배제할 경우에는 또 다른 법적·행정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결국 시는 궤도운송법 시행령 개정과는 별개로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계속 추진해 곤돌라 조성사업을 정상 궤도로 복귀시킨다는 계획이다.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남산을 진정한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릴 수 있도록 사업 완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adin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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